스크린서 만나는 과거의 영웅들

실제 인물의 영화화가 늘어나며 한국 영화의 소재 확대에 기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역사물이나 전기물 등은 한국영화가 길을 터야 할 `마지막 황무지`처럼 인식돼 온 게 사실. 하지만 지난해 `스캔들` `황산벌` `태극기 휘날리며`등 역사물이 잇달아 성공하거나 제작에 돌입하고 `실미도` 등 실지 사건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호응을 얻으면서 양상이 사뭇 달라졌다. 기획 단계에 있던 각종 영화들이 지난 여름 이래 잇달아 펀딩에 성공하며 영화화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 특히 올해는 소재와 시각이 다양한 한국 영화들도 어느 해보다도 풍성히 등장할 예정이어서 우리 영화가 기저 확대에 성공하는 해가 될른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지금까지 제작에 들어갔거나 물망에 오르고 있는 전기형 영화는 대략 7~8편 정도. `바람의 파이터` `역도산` `기운생동` `아리랑` `청연` `슈퍼스타 감사용` 등이 그들이다. 드라마틱한 인물의 여정답게 해외 로케 장면이 십분 포함돼 제작비 역시 평균 50~6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 `바람의…` `역도산` `청연` 등은 일본이 주 무대이고 `아리랑`의 주된 배경은 중국이다. 표참조 ◇바람의 파이터=이들 중 가장 먼저 관객과 만날 것으로 보이는 작품은 양동근 주연의 `바람의 파이터`다. 4월경 촬영을 마무리해 액션 성수기인 7월 즈음 극장에 걸린다. 극진 가라대 고수로 일본 무대를 누볐던 최영의의 일생을 극화한다. ◇슈퍼스타 감사용=여름 시즌 선보일 또 한편의 스포츠 영화. 원년 프로야구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 처리 전문 투수로 활약했던 사무직 출신 감사용의 실화를 그린다. 감씨는 현재 경남 창원의 한 할인마트에서 관리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청연=국내 최초의 여류비행사로 일본에서 활약했던 박경원의 일생을 다룬 영화. 이달 말 촬영에 들어가지만 가을 시즌 이후, 올해 내 개봉이 제작진의 목표다. 당시 비행기, 비행장 등의 고증을 위해 한-중-미 3국에서 촬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도산=최영의와 함께 일본 무도계를 주름잡았던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활악상을 스크린에 옮긴다. 3월 이후 촬영에 들어가 가을 시즌 이나 연말 즈음 개봉할 방침이다. 다면적인 캐릭터를 갖춘 주인공 역으로 설경구가 등장한다. ◇기운생동=신생영화사 런치박스의 작품으로 `예스터데이`의 정윤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조선 정조 시대 인물인 김홍도가 일본의 천재 화가 도슈샤이 사라쿠와 동일 인물이라는 가정 하에 영화를 진행한다. 이 달 중 캐스팅을 완료할 방침. ◇아리랑=님 웨일즈의 논픽션 소설을 바탕으로 혁명가 김산의 생애를 조명한다. 송강호가 주연으로 확정됐으며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중국 대륙이 주무대여서 제작 여건상 올해 말에야 촬영에 들어갈 수 있다. 개봉은 2005년경을 예상한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