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설립해 동부 자산 인수후 매각"

채권단, 금호·두산 사례 벤치마킹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동부그룹의 자산을 인수한 뒤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과거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금호아시아나와 두산의 구조조정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로써 동부그룹의 자산매각 작업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18일 "동부그룹이 개별적으로 자산을 매각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매각이 잘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별도의 SPC를 설립해 동부그룹이 매각의사를 밝힌 자산을 풀링(pooling)한 뒤 매각하는 방안을 동부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SPC에 편입될 자산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날 동부그룹이 매각계획을 밝힌 동부하이텍∙동부메탈∙동부제철 인천공장∙당진항만 등 알짜 자산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는 산은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가 설립되면 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예상 매각가격의 60~70%를 동부그룹에 먼저 주고 실제 자산이 매각되면 나머지를 정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동부그룹은 유동성 조기확보와 매각작업을 중간에 중단하지 않고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권단은 향후 투자자에게 SPC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과 별도로 개별자산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과거 금호아시아나와 두산그룹은 효율적인 자산매각을 위해 이런 방식을 활용한 적이 있다. 산은은 지난 2010년 사모투자펀드(PEF)와 SPC를 설립해 금호아시아나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대우건설을 인수한 바 있다. 두산그룹도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두산DSTㆍSRS코리아ㆍ삼화왕관 등의 계열사를 별도 SPC를 설립한 뒤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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