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대학들 입장

30여개 대학 로스쿨 추진 "司試 인원의 2배는 돼야"

로스쿨의 운영 주체인 대학들은 입학 정원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 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사법시험 합격자수(약 1,000명) 보다 최소 2배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 대학들의 주장이다. 전국 97개 법과 대학에서 매년 뽑는 입학생 수가 1만여명이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늘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한다. 대학들의 이 같은 입장은 대학 생존과 관련된 절박한 심정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로스쿨 유치=법조인 배출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에 로스쿨이 들어서지 못하는 대학은 전체적인 지명도가 떨어져 대학의 존립 자체를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법조계 진출이 권력과 돈을 쥐는 첩경으로 인식되는 한국 사회에서는 로스쿨 유치는 대학의 명예와도 직결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로스쿨을 추진하는 대학은 30여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스쿨 입학 정원을 가령 2,000명선으로 한다해도 전국에 로스쿨이 들어설 대학은 겨우 10여개에 불과하다. 지방분권 차원에서 각 시ㆍ도에 하나씩만 배정해도 16개가 필요하다. 이것도 서울에 하나만 배정한다는 가정하에서다. 이 경우 로스쿨을 원하는 서울소재 대다수 대학들의 반발이 어느 정도일지는 가히 불을 보듯 뻔하다. 로스쿨을 확보하지 못하는 법과나 법대는 법무사나 공인중개사, 관세사, 변리사 등 단순 법학 전공자들을 양산하는 학부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도 대학들의 우려다. 정규상 성균관대 법대학장은 최근 로스쿨 논의와 관련, “우리사회가 법치로 가는 것이 대세라면 사회 각 분야에 법을 설파하는 다양한 인재, 즉 ‘법의 전도사’들이 필요하다”며 “법정 송무와 관련해서만 법조인의 과잉여부를 논해서는 안되고 사회운영의 기본이 되는 ‘게임의 룰(법)’을 확산시킬 핵심 인력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 지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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