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깜깜이 서울대공원

호랑이 우리에 CCTV도 없어
사고 경위 파악도 못하면서
대책 서둘러 내놔 "졸속" 비난

과천 서울대공원이 호랑이 우리에 CCTV를 설치하지 않아 사고 경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데도 시설 보완과 직원 안전교육 강화 등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 졸속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 로스토프(3)가 사육사 심모(52)씨를 공격한 여우 우리에는 CCTV가 없어 사고가 일어나기까지의 과정 등이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토프는 올 4월 암컷 한마리와 함께 원래 호랑이 우리에서 사고가 발생한 여우 우리로 옮겨졌다. 여우 우리는 원래 우리의 절반 크기인데다 안전시설도 미흡했다.

아울러 사고 당일 사육사들이 2인1조로 문제의 사고 우리에 들어갔으나 동반했던 사육사는 심씨를 전혀 보호하지 못했고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매점 주인이 쓰러진 심씨와 호랑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고 목격자가 없고 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아 당장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경찰 조사에서 원인은 밝혀지겠지만 일부 관리상의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가 25일 아침 회의를 열고 알람장치 등의 시설 보완과 직원 안전교육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과연 적절한 대책인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경기 과천경찰서는 사고 상황과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파악해 책임 범위와 조사 대상자를 선별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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