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같은 장기 수익 창출 기업 선호"

모비우스 회장 '신흥국 자본시장과 뉴프론티어' 강연
국가별 투자 브라질·인도·중국順… 한국은 10~11위권
"북한 리스크, 장기적으론 부정적 영향 안 미칠것"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가 높아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마크 모비우스(사진)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 회장은 22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신흥국 자본시장과 뉴 프론티어'강연에서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성공시키려는 포스코처럼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주주에 배당을 많이 하는 것보다 투자를 확대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주주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최근에는 주주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신흥국 포트폴리오에서 국가별 투자순위는 브라질ㆍ인도ㆍ중국ㆍ태국ㆍ러시아 순"이라며 "한국은 10~11위로 중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7년 세계 최초로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템플턴 이머징마켓' 펀드를 만든 장본인으로 이머징마켓 투자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그는 "주위에서 '중국이 가장 빨리 성장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우리는 국가나 산업이 아닌 개별기업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후 투자한다"며 "선진국 경제는 앞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은 여전히 훌륭한 경영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굉장히 유동성이 높고 인기도 많은 기업으로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덧붙였다. 모비우스 회장은 천안함 사태 등 최근의 북한 리스크가 불거진 데 대해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북한을 의식하고 있지만 중국이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한국과 중국의 교역이 활발하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미국의 금융시장 규제 움직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한해 600조달러가 넘는 파생상품 시장을 규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예금과 투자회사가 분리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조세정책을 통해 파생상품 시장을 양성화할 경우 정부수입도 많이 늘고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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