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를 다룬 29일 IMF환란조사특위 경제청문회는 이신행(李信行) 전기산사장과 김인호(金仁浩) 전청와대경제수석의 기아 비자금 조성과 문민정부와의 유착관계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이날 특위위원들은 검찰조서 등 방증자료를 들이되며 『기산이 기아의 비자금 창구역할을 한 것』이라며 李전사장에게 이신행 리스트의 실체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에 대해 李전사장은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만 인정한 채 사용처에 대해서는 『회사경영을 위해 썼다』고 주장했다.
李전사장은 특히 자신이 기아의 정치권 로비창구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인하면서 공격적인 자세로 공방을 벌여 이를 지켜본 시민들로부터 비난의 전화가 국회로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설계비용이 44억원인데 컨설팅비용이 45억원에 달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으며 컨설팅 맡은 소호개발은 여직원 단 두명에 김현철씨와 가까운 사인인 박현동씨가 사장』이라며 『현철씨 로비자금으로 자금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李전사장은 『박현동씨와 현철씨와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부인했다.
김영환 의원은 또 『횡령이 확인된 것만 59억5,669억원이고 구정때 떡값으로만 1억원이나 쓰는등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공무원, 정치인한테 갖다준 것을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지자 『회사업무를 위해 쓴 것이고 별도로 정치자금으로 받은 것은 내 정치활동에 들어간 것』이라며 『내가 대한민국에서 부도덕한 사람처럼 만들지 말라』며 버텼다.
기산의 분식결산과 관련, 자민련 정우택(鄭宇澤) 의원은 『95년에 500억원의 적자를 내고서도 회계장부에는 86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채권은행에 보고를 하는등 95년부터 3년동안 무려 1,500억원의 허위장부를 조작한 사실이 있느냐』며 『김선홍(金善弘) 회장의 지시에 의해 부실투성이인 기아그룹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외형성장을 늘린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李전사장은 『본인의 경영방침일뿐』이라며 金전회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부인하고 『건설업이 수주를 받기위해 그런 것』이라고 답변했다.
鄭의원은 비자금과 관련, 『이기호 종합조정실장, 이이웅 조사관리과장의 경우 증인이 기산사장 재임때 공사비 과대계상, 하청업자로부터 리베이트로 수수하는등 영장에 나와있는 비자금만해도 130억원인데 이를 김선홍 회장에게 전달했냐』고 묻자 李전사장은 조성한 사실을 인정했을뿐 『金전회장에게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李전사장은 비자금 사용처에 대해 『사장이 한 업무수행을 어떻게 밝히냐』며 『건설회사는 비자금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당당하게 강변한뒤 『그런 잘못된 우리 관행을 과감히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청문회에)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鄭의원은 『종업원을 배신하고 비자금을 조성해서 건설업체를 운영해야 된다는 말이냐』며 『증인은 국회의원이 당선되고나서도 낮에는 정치를 하고 밤에는 기산의 경영에 관여하는등 98년도 신성한 국회를 방탄국회로 만든 원인을 제공했다』고 질책하자 李전사장은 『방탄국회로 덕을 본 것은 여대야소를 만든 현 여권』이라고 항변했다.
국민회의 장성원(張誠源) 의원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를 하고 로는 다시 기산 사장으로 다시 들어가는등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안기부등 막강한 지원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자 李전사장은 『그렇치 않다』며 『회사가 필요해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아의 정치자금 후원과 관련해 『16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는데 처음에 적게 준다니까 오종서 전안기부1차장라는 사람을 이용해 압력을 넣은 것이 아니냐』는 묻자 『오종서씨를 만난적도 없다』며 『회사직원이 선거에 나가니까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처리와 관련해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에 대해 자민련 이건개(李健介) 의원은 『97년도 기아처리가 난항을 겪을때 김인호(金仁浩) 전청와대경제수석을 만나 로비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물었을뿐 로비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장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