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단타매매 크게 늘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올 들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단기매매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이후 ‘베어마켓 랠리(침체 국면에서의 주가상승)’가 펼쳐지자 외국인들은 개인투자자에 버금갈 정도로 단타매매에 몰두해 ‘외국인=장기투자자’라는 인식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1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3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매회전율이 1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평균치(69%)보다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매매회전율이 172.6%에서 291%로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매회전율이 가파르게 증가한 셈이다. 매매회전율은 거래대금을 보유 평가금액으로 나눈 것으로 투자자들이 얼마나 자주 종목을 교체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수치로 활용된다. 투자자가 특정 종목을 한 번씩 사고팔 경우 매매회전율은 100%가 된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 1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주식을 매입할 정도로 적극적인 매수세를 펼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의 원군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매매회전율 급증을 고려할 경우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특정 종목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들였다기보다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단기매매에 치중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2005년 외국인의 매매회전율은 37%에 불과했다. 당시 코스피시장의 평균 회전율은 154%에 달했다. 그러나 4년 후인 올해 4월을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의 회전율은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의 매매회전율은 크게 늘지 않아 대조적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단기 매매는 올해 들어 부쩍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의 월별 매매회전율은 ▦1월 110% ▦2월 109% ▦3월 134% 등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의 주가 상승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 위험자산에서 큰 손실을 본 외국인들이 올해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상승세를 보이자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단기매매에 치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증시가 상승하기는 했지만 추세 상승보다는 베어마켓 랠리의 성격이 강해 외국인들 역시 단타매매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 들어 순매수 금액도 많았지만 그만큼 종목 교체도 잦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할 때 대부분 장기투자자로 인식됐던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시각을 이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