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중기 부문에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중소기업 자금사정 경색의 원인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10월 이후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소는 “은행의 월평균 중기대출 증가액은 올 상반기 5조7,000억원에서 3ㆍ4분기에 3조1,000억원으로 줄었고 10월에는 2조6,000억원에 그쳤다”며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대출재원 확보는 어려워지면서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도 위축되고 있다. 연구소는 “월평균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 2006년 2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6,000억 원, 올해 1~9월 중 2조5,000억원으로 줄고 있다”며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발행액이 더 많이 줄면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가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이 하락하고 있어 위험자산인 중기 대출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운 만큼 한은이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한은이 구체적인 방안으로 은행 후순위채를 매입해 은행의 대출 여력을 늘려주고 중소기업의 회사채를 유동화한 프라이머리 담보부증권(P-CBO)을 한시적으로 사들이거나 은행에 중기대출 자금을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