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진들, 연말.연초 주식으로 '쏠쏠'

스톡옵션 행사. 지분매각 차익실현 연이어

국내 유수기업의 최고 경영진들이 주식시장의강한 상승 랠리에 힘입어 연말과 연초에 큰 재미를 보고 있다. 단순히 보유지분의 가치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스톡옵션 행사에 나서거나 보유지분을 고가에 매각한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삼성.현대차 경영진들 스톡옵션 `재미' = 연말과 연초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의 최고 경영진이나 사외이사들은 연이어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지난해 12월23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 '대박'을터뜨렸다. 윤 부회장은 4만주의 행사분 중 2만7천293주를 처분한 뒤 기존 보유분과 합쳐현재 2만6천300주를 갖고 있다. 삼성측은 "지분 매각대금은 소득세와 행사된 주식매입을 위한 금융비용 등으로써 실제 확보한 현금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지만 스톡옵션 행사분 중 윤 부회장이세금과 비용마련을 위해 판 주식을 빼고 순수하게 늘어난 주식 1만2천707주의 가치만도 87억원(6일 종가기준)이 넘는다. 삼성 경영진 중 스톡옵션을 대거 행사한 또 한 사람은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5일 3만주(행사가 1만1천708원)을 시작으로, 같은 달 12일 다시 3만주를, 새해 1월2일 또 1만5천주를 행사, 모두 7만5천주를 확보해 당초보유분을 합해 주식수가 25만5천여주로 불어났다. 삼성테크윈의 6일 종가는 1만9천900원으로 이 사장은 불어난 7만5천주에 대해서만도 주당 8천192원씩 6억1천여만원의 평가차익을 얻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외에도 삼성중공업의 김징완 사장이 지난해 12월27일 6천주(행사가 5천원)의스톡옵션을 행사했고 서형근 부사장은 역시 5천원에 2천900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한뒤 이를 주당 1만5천550원에 처분했다. 현대차도 김동진 부회장이 지난해 12월2일 1만6천680주의 스톡옵션(행사가 1만4천900원)을 행사, 주당 8만1천100원(6일 종가기준)의 차익을 얻고 있다. 이밖에 김광년, 박병일, 김동기씨 등 사외이사들도 김 부회장과 같은 행사가로5천주씩을 행사했고 이중 박병일 이사는 1천주를 주당 9만6천300원에 처분했다. ◆ 지분 고가 매각, 매입 후 주가상승도 = 스톡옵션을 행사한 여타 경영진과 달리 보유지분을 고가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경우도 있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인 이학수 부회장은 보유중이던 삼성전자 주식 1만9천384주중 지난해 12월28일과 29일 각각 2천800주, 2천700주씩을 처분했다. 주식수로는 많지 않아보이지만 매각가는 모두 3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29일 스톡옵션 2만2천500주(행사가 5천원)을 확보했던 하이닉스의 이선 사외이사는 꾸준히 지분을 줄여오다 나머지 지분 9천200주를 지난해 12월6일 처분했다. 주당 매각가는 2만3천500원으로 마지막 매각분에서만 1억7천여만원의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이들과 반대로 지난해 12월20일 4천20주(주당 2만7천250원), 1월5일 3천370주(주당 2만9천484원)씩의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3만100원(6일 종가)이므로 정 사장의 자사주식 투자전략은 아직까지는 성공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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