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 유전 투자금 207억弗중 민간서 20∼40%수준 조달 계획따라 고위험 등으로 성공까진 걸림돌 산적 정부 원금보장등 안전 대책 뒤따라야
입력 2005.09.01 18:06:36수정
2005.09.01 18:06:36
유전펀드 매년 3억∼6억弗 조성
2013년까지 유전 투자금 207억弗중민간서 20∼40%수준 조달 계획따라고위험 등으로 성공까진 걸림돌 산적정부 원금보장등 안전 대책 뒤따라야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정부가 해외 석유자주개발율을 2013년까지 15%로 끌어올리기로 함에 따라 재원마련 방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유전개발펀드’가 최근 첫번째 공청회를 거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는 향후 평균유가를 50달러로 계산할 경우 2013년까지 해외유전개발에 대한 신규 투자금액이 20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이 가운데 유전개발펀드를 통해 민간투자의 20~40% 수준인 25억~51억달러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내년부터 도입될 유전개발 펀드 규모는 매년 3,000억~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전개발 속성상 사업위험도가 높고 유가변동이 심해 수익률 예측이 어려우며 투자와 수익발생 시기의 차이가 6~7년에 달해 유전개발펀드의 성공적 론칭을 위해선 정부가 후순위채 지원이나 원금보상 풋오션 등의 제도를 마련해 투자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국가에너지자문회의에서 유전개발펀드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하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그동안 구체적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일부에서 5조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될 것이란 섣부른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최근 유전개발펀드 태스크포스를 주축으로 해 2013년까지 석유자주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신규 투자규모를 조사했다. 그 결과 향후 유가를 평균 50달러로 가정할 경우 필요한 투자금액이 207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80억달러를 에너지특별회계 등 정부지원 금융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127억달러는 민간에서 조달해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산자부 관계자는 “정유사 등 석유개발기업이 자체적으로 60~80%를 조달하고 유전개발펀드를 통해 20~40%를 확보하는 안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전개발펀드 규모는 향후 8년간 25~51억달러, 매년 3억~6억달러 수준으로 결정됐다.
유전개발펀드 유형은 크게 ▦확정형과 미확정형 ▦프로젝트(Project)형과 풀(Pool)형 ▦M&A형 등으로 나눴다. 확정형은 펀드의 투자대상 프로젝트와 모집규모가 확정적인 것이며 미확정형은 투자대상 프로젝트가 결정되지 않았거나 협의가 진행중인 것을 대상으로 한다. 또 프로젝트형은 석유개발 3단계인 탐사, 개발, 생산 중 한 형태로만 추진되는 것이며 풀형은 예를 들어 ‘탐사+생산’ 등 복수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M&A형은 유전개발사업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해외유전개발회사의 경영권 취득을 위해 조성되는 펀드다.
그러나 유전개발 사업의 어려움 때문에 선박ㆍ부동산 등 타 실물펀드에 비해 유전개발펀드의 위험도가 높아 정부가 펀드의 안정성을 상당부분 담보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유전개발펀드에 후순위채로 자금을 대여해 펀드의 원금회수 안정성을 강화하거나 투자자의 원금손실 발생시 일정수준의 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풋옵션을 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선 고소득층의 자금을 유인하기 위해 고위험의 장기 유전개발펀드에 한해선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해 주는 무기명 유전개발펀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대증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재정부담이 따르겠지만 신용을 보강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유전개발펀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09/01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