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중요한 인사를 할 때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다. 25일 대부분의 언론이 한승수 유엔기후변화 특사가 총리 후보자로 내정됐다고 보도해 이 당선인 측이 이날 총리 후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다음주 초에나 (총리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예상을 비켜갔다. 인사검증을 챙기고 있는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중요한 인사일수록 꼬치꼬치 따지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는 편”이라며 “후보군을 직접 만나보기도 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앞서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비서실장ㆍ사무총장 등의 인선에 20일 이상이 걸렸다.
이 당선인은 또 인사에서 능력을 중시하며 쓰려고 마음먹은 인사는 꼭 쓰는 편이다. 후보 시절부터 이 당선인이 박재완 의원과 가까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성실성과 치밀한 업무능력을 높이 평가해 인수위의 정부혁신 및 규제개혁 TF팀장으로 임명했다. 또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은 국보위 입법의원을 지낸 경력이 불거져 논란이 됐지만 결국 인수위원장으로 기용했다.
그렇다고 이 당선인이 인연을 가볍게 여기는 것도 아니다. 이 당선인의 정책브레인으로 알려진 곽승준 고려대 교수와 10년간 지근거리에서 당선인을 보좌했던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이 청와대 경제수석과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각각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를 반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