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기업 국내 증시 첫 상장

영국 '콘텐트미디어' "미디어 기업에 우호적"
홍콩과 저울질하다 한국행
연내 코스닥 입성 예상


영국 기업인 '콘텐트미디어'가 영국은 물론 유럽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콘텐트미디어는 영국과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TV프로그램·영화 제작 및 배급 업체다. 콘텐츠·미디어 관련 해외 기업이 국내에 상장하는 것도 최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미디어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을 직접 방문, 한국거래소와 국내 증권사 관계자들을 만나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콘텐트미디어는 이미 국내와 아시아 시장에 대한 사전 시장 조사를 철저하게 한 후 한국을 방문했으며 현재 주관사 선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가 유력하다.

지난 1993년 설립된 콘텐트미디어는 영국에 본사를 둔 회사로 주로 영국과 미국에서 미디어 관련 콘텐츠 제작 및 배급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내고 아시아 진출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매출액은 4,691만파운드(812억원), 영업이익은 231만파운드(41억원)를 기록했다. TV 및 영화 제작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인 2,366만파운드(410억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TV프로그램 배급이 1,546만파운드(268억원)로 약 33%, 영화 배급이 772만파운드(134억원)로 17%를 차지하고 있다.

당초 콘텐트미디어는 홍콩 증시와 한국 증시 두 곳을 두고 상장을 저울질했으나 결국 한국 시장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트미디어가 한국 시장을 두드리는 것은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국내 및 아시아 미디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 국내 증시에서 콘텐츠·미디어기업에 대한 평가가 후하기 때문이다.

콘텐트미디어 상장에 관여하고 있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텐트미디어가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유망하게 보고 아시아 쪽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스엠엔터테인먼트·키이스트 등의 콘텐츠·미디어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전세계 다른 시장과 비교해도 좋은 편인 점도 콘텐트미디어가 한국에 관심을 갖는 이유"라며 "콘텐트미디어가 이미 한국 시장에 대해 충분한 분석을 했기 때문에 올해 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장 형태는 주식예탁증서(DR)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트미디어는 사업이 확장될 경우 다른 아시아 시장에도 상장할 가능성이 있는데 원주를 직상장할 경우 나중에 주식 교환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4개사, 코스닥시장 11개사 등 모두 15개사이며 이 중 10개는 중국 기업이다. 이외 미국 기업 2개사, 일본 기업 2개사, 라오스 기업 1개사가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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