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전환자 매년 10~20% 증가" 새 치료제 '아라네스프' 투여빈도·부작용 줄여 환자에 큰 도움
입력 2004.07.01 10:32:15수정
2004.07.01 10:32:15
미국 암젠사가 개발한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심포지엄이 최근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영국왕립병원(King’s Hospital) 신장전문의 래인 맥더글 박사가 강연, 눈길을 끌었다. 맥더글 박사는 13년간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문제에 대해 연구했으며 100편 이상의 임상논문을 집필했다. 맥더글 박사와 만성신부전증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만성신부전증에 대해 설명해달라.
▲세계적으로 환자들이 매년 10~20% 늘고 있다. 사망자와 신규 환자를 감안하더라도 전체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는 세계적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만성신부전 환자는 투석이나 이식같은 요법과 병행해 평생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 환자들에게 약효증대, 부작용의 극소화와 더불어 약제 투여빈도를 경감시킬 수 있는 치료제 아라네스프가 나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적 상황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만성신부전 환자도 세계적 추세와 유사하게 연10~15%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가 3만여명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투석을 받지 않는 신부전 환자를 감안한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만성신부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라네스프가 삶의 질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그렇다. 기존의 EPO(조혈제)가 주간 2~3회 투여하는 반면, 아라네스프는 3배 더 길어진 혈중 반감기로 투여횟수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또 기존 EPO를 피하주사에서 주사부위의 통증이 없는 정맥주사로 전환할 경우 약30~100%까지 용량을 늘여야 했는데 이는 치료비의 가중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아라네스프는 동일한 용량으로 피하주사 또는 정맥주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비를 더 들이지 않고 통증 없는 정맥주사로 전환할 수 있다. 평생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환자에게 약물 투여빈도를 줄이고 통증을 경감시킨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약물투여 주기는.
▲아라네스프의 한국 내 허가기준에 따르면 주간 1번 또는 2주일에 1번 투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 암젠사에서는 3주일에 1번 또는 1달에 1번 투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앞으로 환자들이 매월 한번 아라네스프를 투약하고 안정적으로 헤모글로빈을 유지함으로써 빈혈을 개선한다면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아라네스프는 빈혈치료 뿐만 아니라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암환자의 빈혈치료까지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의사의 치료 가이드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만성신부전으로 진단 받고 식사요법, 약물요법 등 보존적인 치료를 받는 환자도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신장기능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말기신부전 상태에 도달한다. 이 시점에서는 의사로부터 새로운 대체요법이 필요하다는 설명과 함께 치료방법의 권유를 받는다.
대체요법은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이 대표적이다. 이중 한가지 치료를 받아야 생명연장과 정상에 가까운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 환자와 가족 입장에서 볼 때 이때가 가장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때이며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한다.
새로운 대체요법을 선택할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의사의 설명과 권유이다. 의료진은 환자연령, 상태, 환경 등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설명하고 권장해야 한다. 최적의 투석요법과 식이요법, 약물요법을 병행하여 정상생활에 가깝게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의료진의 몫이다.
-자가진단ㆍ예방법이 있다면.
▲만성신부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이며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빈도가 높다. 부종이 자주 생기거나 혈뇨, 배뇨장애, 복부통증이나 소변에 거품이 생기는 경우에는 신장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