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잔액을 성과급 주며 '돈잔치'

산은등 8개 기관 개인연금 기본급에 편입 시켜
워크아웃 졸업기업 출자전환 주식 매각 안해
감사원, 재경부에 국책銀 예산통제 방안등 요구


예산잔액을 성과급 주며 '돈잔치' 산은등 8개 기관 개인연금 기본급에 편입 시켜워크아웃 졸업기업 출자전환 주식 매각 안해감사원, 재경부에 국책銀 예산통제 방안등 요구 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금융 공기업들의 경영 실태는 예상대로 방만 경영을 총합시켜놓은 종합선물세트였다. 한국은행과 4개의 국책금융기관, 공적자금이 지원된 12개 금융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감사원의 조사에서는 ▦편법적인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 ▦과도한 복지후생제도 운영 ▦각종 수의계약과 불필요한 관리업무 등 방만한 경영이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한 사람이 내는 이익은 시중은행보다 떨어지는데도 1인당 인건비는 오히려 높게 책정되는 등 부분적으로 '모럴 해저드'의 기운도 적지않게 나타났다. ◇버는 돈은 적으면서 연봉은 최고 대우=2004년도 국책금융기관과 공적자금지원 금융기관 등의 기관장 연봉을 분석한 결과 산업ㆍ기업ㆍ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 기관장 평균보수는 6억3,600만원으로 정부투자기관장의 평균보수보다 4.1배나 많았다. 한은과 산업ㆍ기업ㆍ수출입은행 정규직원 1인당 평균급여도 시중은행보다 많았고 심지어 공적자금지원을 받은 우리은행도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예산잔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거나 노조와의 임금인상 합의안을 초과 지급하는 등 변칙이 두루 동원됐다. ◇복지후생, 곳곳에 변칙=산업은행 등 8개 기관은 개인연금을 기본급에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지난 2002년부터 3년 동안 총 1,420억원을 편법 지원했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감사원의 주택전세자금 무상지원 시정 요구에도 기관명의의 임차사택계약제도를 편법으로 운영해 전세자금 대출보다 이자수입이 총 474억원이나 줄었다. 주택을 이미 소유하고 있는 직원에게도 임차사택을 무상지원(18억원)한 경우도 지적됐다. 산업은행 등은 최하위 평가 등급의 직원을 중간 등급으로 상향 조정해 성과급을 지급했고 휴직자 등 근무하지 않은 직원에게 7,200만원이라는 거금의 성과급을 지급한 은행도 있었다. ◇금융자회사 부실 및 워크아웃 졸업 지연=산업은행은 9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母)회사와 업무가 중복되는 한 자회사에 7,283억원을 지원했다. 또 구조조정 대상인 대우증권의 경영이 정상화돼 2003년과 2004년 업무계획 회사를 매각하기로 해놓고도 추진하지 않았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기업의 출자전환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채권금융기관에서 경영권을 행사하거나 경영정상화 후에도 졸업시키지 않는 사실도 드러났다. 한 금융기관은 2002년 워크아웃 기업으로 선정된 업체에 대해 워크아웃 기간을 1년 연장하면서 은행 퇴직직원 2명을 임원으로 임명해 경영에 간여했다. 워크아웃 기업을 퇴직 창구로 여기는 해묵은 낙하산 경영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인사조치 등 강력 시정조치 요구=감사원은 한국은행에 대해 적정 외환보유 규모 기준과 자산형태별ㆍ통화별 운용방법 재검토 등 보유외환의 효율적 운용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또 16개 지역본부와 3개 지점 등 지방조직을 통폐합하도록 요구했다.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지점 통폐합 및 상위직 비율축소 등 조직ㆍ인력 구조개편 뿐만 아니라 방만한 예산집행에 관련된 당시 임원 1명은 인사조치하도록 했다. 또 주5일제 근무 등을 감안하지 않고 용역비를 부당 지급한 관련자 3명의 징계도 권고했다. 감사원은 이번 조사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재경부 장관에게 ▦국책은행의 합리적 예산통제 방안 ▦존치 필요성이 적은 자회사 정리방안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을 강구하도록 했다. 각 금융기관장에게는 과도한 복지후생지원제도 개선과 경영이 정상화된 워크아웃기업의 조속한 정리 등을 촉구, 개별 금융기관은 물론 시장에도 적지않은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입력시간 : 2006/09/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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