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전세 대출'로 눈돌린다
주택·中企대출 규제 강화따라 대안으로 부상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은행들이 주택 및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전세대출’을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들어 대출 대상 및 한도를 잇달아 확대해가면서 전세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주 중 서울보증보험과 손잡고 전세자금을 대출해주는 ‘우리V전세론’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전세자금에 대해 보증금의 60% 내에서 최고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예를 들어 보증금이 2억원인 전셋집을 얻기 위해 대출을 신청하면 1억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또 기존 세입자가 생활자금 목적으로 대출을 신청할 경우 전세 보증금의 60% 범위 내에서 1억원까지 대출해준다. 금리는 연 7%대로 결정될 예정이다.
농협도 이에 앞서 지난 7월23일 2억원 한도 내에서 전세 보증금의 60%까지 지원하는 ‘NH 아파트 전세자금 대출’을 출시했다. 대상은 만 20세 이상 가구주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 아파트의 임대차 계약을 할 때 전세자금이 필요하거나 기존 세입자 중 전세권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대출받으려는 고객이다.
전세보증금의 60% 내에서 2억원(생활자금은 1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2.0%포인트’ 수준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43억원의 전세자금 신청이 들어왔지만 앞으로 영업망이 강화되면 올해 안에 대출 실적이 1조원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세자금 시장은 1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중소기업대출도 늘리기 어렵게 되자 전세대출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며 “은행들이 속속 전세대출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일부 시중은행은 전세대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나 서울보증보험이 전세대출에 대한 보증서 발급을 꺼려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미 전세대출 시장을 선점해온 저축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최고 1%포인트가량 낮추고 수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전세대출의 위험가중치를 10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전세대출에 따른 부담이 줄어들어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고 전세대출을 확대하는 저축은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입력시간 : 2007/08/06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