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재경부가 정책 중심 서도록 노력"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권오규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강력한 행정부의 상징인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이야기를 취임식 화두로 던졌다. 권 부총리는 "루스벨트는 어느 자리에 있든 자신의 자리를 가장 주목받고 중요한 자리로 탈바꿈시켰다"고 말했다.
루스벨트는 미국 제26대 대통령으로 혁신주의를 바탕으로 트러스트 규제, 철도통제, 노동자보호 등에 기여하고 대외적으로 강력한 외교를 펼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권 부총리가 취임사에서 루스벨트를 인용한 것은 경제 부문을 총괄하는 재경부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복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재경부는 선ㆍ후진국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에서나 경제ㆍ사회정책을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국가기관"이라며 "정책의제 설정을 주도하고 한국 경제의 비전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그랜드 디자이너'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자신이 변화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외환은행 부실 매각과 관련, 재경부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당시 정책 당사자들의 검찰 출두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불행이나 과오에 연연하지 않고 과거와 다른 미래를 만들려면 새로운 행동이 요구된다'는 루스벨트의 말을 인용했다. 또 "이럴 때일수록 용기와 열정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경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우리 스스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냉엄하다"고 지적, 변화와 혁신이 필요함을 완곡히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취임식 전 기자실을 방문해 앞으로 정책의 방향을 '정책의 일관성' '일자리 창출'임을 명확하게 밝혔다.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규제개혁 진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권 부총리는 "정부가 규제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은행 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항목들이 아직도 낙후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FTA의 불가피성과 구체적인 홍보 필요성도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한미 FTA가 필요하다는 등의 총론에 대한 논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 경제의 실익을 극대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FTA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권 부총리는 "명확한 계획과 방향에 대해 이해 당사자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7/18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