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어려운 이웃을 위해 50대 주부가 자신의 신장을 내놓고 '맞교환 이식'을 주선해 감동을 주고 있다. 28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대전시 선화동에 사는 주부 정규숙(51ㆍ사진 왼쪽)씨는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알게 된 박순화(48ㆍ오른쪽)씨를 위해 지난 2004년 자신의 신장을 내놓기로 결심했다. 15년 전부터 신부전증을 앓아온 박씨가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될 정도로 형편이 어렵고 가족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자신이 직접 돕겠다고 나선 것. 밝고 활달한 성격의 정씨는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박씨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평소에도 신경을 많이 써주면서 여러 가지 도움을 베풀어왔다. 그러나 정씨는 박씨와 혈액형과 조직이 일치하지 않아 곧바로 신장을 이식해줄 수 없었고 대신 병원과 주위 사람들의 소개로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가입해 '맞교환 이식'을 추진하게 됐다. '맞교환 이식'이란 가족이나 친지가 직접 환자에게 신장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 조직이 일치하는 다른 환자 가족을 찾아 서로 신장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식수술을 하는 방식이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최근 2년여 동안 이식 대상자를 애타게 찾아온 정씨와 박씨에게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김모(44)씨 부부를 소개해 정씨가 김씨에게, 김씨 부인이 박씨에게 각각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27~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받게 했다. 정씨는 병원에서 "평소 박씨가 적지않은 나이에도 혼자 살면서 병으로 고생하는 모습이 늘 안타까웠다"며 "서로간의 믿음이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신장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신장을 기증받은 박씨는 "평소에도 도움을 많이 주셨는데 가족도 아닌 저를 위해 선뜻 신장을 기증해주셔서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빨리 회복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는 길인 것 같다"고 정씨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