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폐막한 제5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화제작들이 잇달아 개봉된다.지난 24일 '초콜렛'을 필두로 '한니발''트래픽''퀄스''13일간의 전쟁''말레나'등이 그것들로, 베를린영화제 경쟁이나 비경쟁 부문에 들어가 일찍부터 매진 사례를 남긴 작품들이다.
그러나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한니발'은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함과 엽기성으로 지난 중순경 수입불가를 받은 상태다. 국내 배급사 UIP사는 다시 제2차 수입요청서를 내고 27일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UIP는 3월초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다.
또한 남우주연상(베니치오 델트로) 수상작인 '트래픽'이 3월10일 개봉을 준비하고 있으며, 역시 올해 베를린에서 화제를 모았던 '퀼스'도 3월17일 개봉예정이다.
3월24일 개봉예정인 '13일간의 전쟁'도 베를린 영화제 초청작. '노 웨이 아웃'의 로저 도날드슨이 메가폰을 잡은 '13일간의 전쟁'은 62년에 있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을 맡았다.
모니카 벨루치 주연의 '말레나'역시 3월10일 개봉한다. '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연출하고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곁들여진 작품.
이탈리아 시실리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설레임을 추억 어린 시선으로 반추하는 영화'말레나'는 단지 아름답다는 이유로 비난과 질시를 받아야 했던 여인 말레나를 연모하는 열세살 소년 레나토의 시선과 우울한 전쟁의 시기에 배타적 집단주의의 광기에 희생되어버린 말레나의 비극적 사랑을 중년을 넘긴 레나토의 회상으로 풀어놓고 있다.
레나토는 말한다. "세월은 흘러 나는 여러 여인을 사랑했다. 그들은 내 품에 안겨 자신을 기억할 것인가 물었고, 나도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나의 가슴엔 내게 물은 일이 없던 말레나 만이 남아 있다"고.
토르나토레 감독은 '시네마천국'에서도 그러했듯이 이 작품에서도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사랑의 열병이나 잃어버린 꿈 같은 봄날의 나른함을 그려내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미성숙하고 반바지만을 입고 다닌다고 또래들로부터 따를 당하지만 그에게도 사춘기소년의 뜨거운 열정이 있다.
뜰에 걸린 말레나의 속옷을 가져와 머리에 쓰고 자고 아버지에게 훔칠나게 혼난다.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은 고전영화들이 흑백화면으로 보여진다는 것. 레나토는 위험에 빠진 말레나를 구출하는 전사로 변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