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연말 인사 '3사 3색'

KT·KTF, 사장 선임 차질속 내년으로 늦춰질듯
SKT, CIC 체제 강화 등 대폭 조직 개편 전망에 긴장
LG계열은 올 실적 호조에 승진잔치 기대로 술렁


통신업계가 연말인사를 앞두고 각 사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등 ‘3사(社)3색(色)’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사장 선임에 차질이 빚어진 KT-KTF 진영을 제외하고 SK텔레콤ㆍSK브로드밴드와 LG통신계열 3개사는 연내에 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견조한 실적을 거둔 LG통신 3사는 예년보다 큰 폭의 승진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CIC체제 강화에다 글로벌 사업 변화, 통신환경 급변 등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예상돼 임직원들이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매년 12월 초순께 임원인사를 해온 LG텔레콤ㆍ데이콤ㆍ파워콤 3사는 올해 양호한 실적 덕에 승진잔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LG데이콤ㆍ파워콤 양사는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두자리수 성장을 구가한데다 지난 10월 각각 인터넷전화 가입자 100만명,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CEO들의 영전설도 나오고 있는 등 승진 폭이 예년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LG그룹이 수년 전 없앴던 전무 직급을 이번 인사부터 부활하기로 해 사내 분위기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반해 사장 구속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KTㆍKTF는 설상가상으로 KT 후임 사장 인선마저 혼선을 빚고 있어 연말인사 준비는 커녕 내년 경영전략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현재 KT사장추천위원회는 정관 변경을 하거나 현 정관에 맞는 KT출신 인사 등을 사장후보로 추천하는 두 가지 해법을 놓고 고민 중이다. 정관변경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등으로 최소 한달 이상 시일이 걸리고, 다시 사장후보를 물색하는 것 역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정기인사는 내년 1월 이후로 늦춰질 확률이 높아졌다. SK텔레콤은 예년보다 다소 늦은 내달 하순 이후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다. 김신배 사장이 교체 대상이 아니어서 큰 폭의 물갈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내독립회사(CIC) 체제 강화와 글로벌 사업 악화로 대규모 조직개편이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임직원들은 요즘 온갖 채널을 총동원, 사내 인사정보는 물론 조직개편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사업 구조가 크게 바뀐 글로벌 CIC와 각 CIC로 지원기능 분산을 검토 중인 경영지원CIC의 경우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SK그룹의 일원이 된 SK브로드밴드 기류는 SKT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SK브로드밴드는 12월15일로 예정돼 있는 서울역 인근 그린빌딩으로의 사옥이전 전에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는 일단 큰 틀을 유지하면서 지난 6개월여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의 미세조정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인수한 기업의 체질을 점진적으로 개선시켜온 SK그룹의 경영 특성상 연말 대규모 인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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