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수(오른쪽)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취임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며 상견례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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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한나라당 신임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6일 7ㆍ28 재보선을 앞두고 대표 간 첫 상견례 자리에서 뼈 있는 말을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안 대표가 취임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이뤄진 이날 회동은 처음에는 부드럽게 시작됐다. 안 대표는 "이제 큰 정치를 한번 해보자. 허심탄회하게 얘기도 하고 한잔 내는 것을 맛이 어떤가 보시고 저녁도 같이하자"고 운을 뗐다. 정 대표는 안 대표에게 '경륜 있는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운 뒤 "진심으로 축하 드리고 상생정치가 살아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내 미묘한 설전이 빚어졌다. 안 대표가 "이제는 야당도 적극 협조해줬으며 좋겠다"는 발언에 정 대표는 "원래 야당의 역할이 있어 본령에서 벗어나기 어렵지만 여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맞받았다.
특히 7ㆍ28 재보선과 관련, 안 대표가 "너무 나서서 하시지 마시고 싹쓸이하시지 말라"고 하면서 "우리한테도 몇 석 남겨줘야 우리도 살지 않겠느냐. 당 대표 바로 됐는데 바로 목 떼려고 하지는 않겠죠"라고 말했다.
이에 재보선 승리를 바탕으로 오는 8월 말 당권 재창출을 계획하고 있는 정 대표는 "한나라당 의석이 176석으로 늘어나 여야 간 176대84로 균형이 깨졌으며 다른 개혁진영을 다 합쳐도 안 된다"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크게 양보하셔야 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안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에 대한 소신을 거듭 밝혔다. 안 대표는 "대통령 중심제를 가져가면서 약간 권력을 분산시키는 형태를 개인적으로 선호한다. 내각책임제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중심제를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며 개헌 문제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대표의 예방을 받은 박희태 국회의장은 "개헌은 정치 주체가 추진하는 것이고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되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보수대연합을 펴고 있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안 대표에게 "이제 큰 정당이 된 만큼 힘든 일이 많을 텐데 경륜으로 잘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덕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