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에서 출세하려면 이스라엘 대사를거쳐라'.
이태식(李泰植) 제1차관의 29일 주미대사 확정으로 후임인사가 이어지면서 이스라엘과 방글라데시가 새삼 외교부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차관보→주영국대사→차관→주미대사(장관급)'로 초고속 승진가도를 달려온 이신임대사와 2차관 발탁 두 달만에 1차관으로 옮긴 유명환(柳明桓) 차관이 주이스라엘 대사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대사 생활은 각각 두 번 뿐이다.
그래서 외교부 고위직에 오르려면 이스라엘을 거쳐야 한다는 말이 호사가들의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으로 인한 위험 때문에 외교관들의 선호지역이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대중동 외교에서 매우 중요한 나라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 대사는 2002년 유 차관에게 이스라엘 대사직을 물려주었고, 이번에 다시 외교부 1차관직을 넘겨 주었다.
외교관 출신 국회의원으로 화제를 모았던 정의용(鄭義溶) 열린우리당 의원도 이대사에 앞선 1997년부터 1년3개월간 이스라엘 대사를 했다.
정 의원과 유 1차관, 그리고 이날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이규형(李揆亨) 대변인 모두 외교부 공보관(현재 홍보관리관) 출신이어서 고위직에 오르려면 홍보관리관이나 대변인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제2차관으로 발탁된 이 대변인의 유일한 대사 부임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방글라데시 역시 외교관들이 가기를 꺼리는 지역이다. 서남아 지역의 후진국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비슷한 지역이라면 동남아로 나가려 한다.
이런 방글라데시 대사 자리에 `4강대사'였던 이재춘(李在春) 전 러시아 대사와신성오(辛成梧).한태규(韓泰奎) 전.현직 외교안보연구원장이 거쳐갔다.
이런 외교부내 `역학관계' 때문에 이스라엘과 방글라데시의 풍수지리학적인 `터'가 좋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직원도 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두 나라 대사를 지낸 사람들이 고위직이 잇따라 올랐다는것이 우연의 일치겠지만 미국 등 강대국 중심의 외교인사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반증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정의용 의원은 물론이고, 이날 임명된 유명환 1차관과 이규형 2차관 모두 서울고 동문인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