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의 꽃 수탁기업협의회] <상> 갑을 뭉치니 혁신이 절로

"상생 핵심동력"… 1년새 10배 늘어
LG이노텍, 협력사와 기술교류… 동서발전, 국산화 성과공유 등
84개 대기업 - 7607개 납품업체, 선순환 생태계로 생산성 제고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9월 개최한 '동반성장 컨퍼런스 2013' 행사장에서 205개 협력사 대표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중공업

#공기업 최초로 지난 2009년 수탁기업협의회를 만든 한국동서발전은 현재 96개 회원사와 함께 외산자재 국산화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협력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동반성장 2.0' 모델을 마련했다. 국산화 덕에 절감된 비용의 1%를 성과공유금으로 적립, 협력사들의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투자하는 시스템이다.

#LG이노텍은 협력사 품질 개선을 위해 '자주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자주연구회는 유사 품목을 생산하는 협력사간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 기술을 교류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기술모임이다. 여기에는 총 25개사가 참여해 △품질·생산성 향상 △국산화·신제품 개발 △원가절감 등 40여개 개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기 불황 속에 국내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중소 협력업체와 고통을 분담하고 함께 경쟁력을 높이는 '상생경영'이 필수가 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협력사들과 대등한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기술 정보 교환과 공동혁신 등을 촉진하기 위해 결성하는 수탁기업협의회가 동반성장 문화 확산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16일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기업 수탁기업협의회는 총 108개로 84개 대기업이 7,607개 협력사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동반성장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1차 협력사-2·3차 협력사 간 수탁기업협의회는 지난해 말 기준 109개로 지난해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회원사 수도 193개사에서 1,085개사로 급증했다.

국내 수탁기업협의회 역사는 기아자동차가 국내 최초로 협의회를 구성한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탁기업협의회를 활용해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1990년대 장기 불황기에는 기술 공동 개발로 경쟁력을 높인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례가 알려지면서부터다. 이후 삼성전자 '협성회', CJ 제일제당 'CJ파트너스', LG디스플레이 '트윈스클럽' 등 수탁기업협의회가 속속 등장, 수탁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혁신과 동반성장의 주체로 자리잡았다.

이에 중기청은 각 협의체가 대·중·소기업 협력채널로 중추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협의회 결성과 운영 지원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실무진 간담회, 아카데미 운영, 교육 프로그램 개설 등 대기업이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기술 트렌드나 경영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 특히 2·3차 협력사까지 온기가 확산될 수 있도록 1차-2·3차 수탁기업협의회 결성시 창립 비용을 지원하고 회원사 간 발굴해낸 연구과제 수행에 드는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중기청과 대·중기협력재단은 앞으로 수탁기업협의회가 상생협력문화 정착의 핵심동력으로 지속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김종국 대·중기재단 사무총장은 "중소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결국 대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수출과 고용 창출을 통해 국가가 발전하는 선순환적인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도요타의 사례처럼 국내 대기업, 나아가 1차 협력사까지 수탁기업협의회 결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익을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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