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의 음악치료] 감각통합을 위한 음악활동

감각통합(Sensory Integration)은 특별히 자폐아동의 치료에 유익하게 적용되는 개념이다. 감각통합은 뇌가 안 밖에서 많은 자극을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편성하는 것을 말하는데 입력정보는 감각신경을 통해 대뇌로 올라오고 대뇌에서 사출되는 정보는 운동신경을 통해 몸의 각 부분으로 간다.사람은 주변환경을 통해 이러한 정보의 수용과 사출에 적응하는 것으로 학습이 이루어진다. 만일 아동이 대뇌의 장애로 이러한 감각통합에 실패할 경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사람이 갖는 가장 기본적인 감각에 피부로부터 감각을 처리하는 촉각시스템이 있다. 이것은 보호ㆍ인식 시스템의 두 가지 기능을 가지는데, 뇌 장애로 인해 이 두 기능의 균형이 깨어질 때 촉각방어반응, 즉 인식시스템이 활동해야 하는 때에도 보호시스템이 과도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부적응행동이 나타난다. 그 다음 감각으로 전정감각 시스템이 있다. 이것은 우리 몸의 이동, 특히 머리의 위치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감각이다. 전정감각 통합에 장애가 있는 아동은 ▦근긴장의 저하와 바른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힘들며 ▦자세의 조절이 잘 안되고 ▦안구운동의 조절능력(주시, 추시)이 열악하며 ▦대뇌로 전달되는 전정자극의 양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면 더욱 강한 자극을 얻으려는 행동이 발생한다. 또 자세불안 및 중력불안의 증상이 나타나며 양손의 협응과 좌우 손의 구별과 발달이 늦어지고 특히 좌뇌와 우뇌의 역할분담이 잘 안돼 언어중추의 성장이 늦어진다. 고유시스템은 흔히 운동감각이라고 하는데 특히 고유감각의 기능은 팔ㆍ다리와 몸을 천천히 조절하여 움직일 때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는 기능이다. 만일 어떤 아동이 물건을 함부로 다룬다고 할 때, 그것이 반드시 성격이 난폭하다든가 버릇이 나쁘다고 만은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촉각과 고유감각의 통합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동작과 행동에서 어색함과 서투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동은 자신이 잘 하고 싶어도 의지대로 잘 안될 때 정서적인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도 있다. 대뇌고위시스템에 속하는 시각시스템에 장애를 가지는 자폐아동의 경우, 보이는 물체에 의미를 담는 초점을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자극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또는 아무 것도 자극으로 수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청각시스템에 장애를 가지는 자폐아동의 경우에도 시각시스템처럼 초점과 배경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동은 들려지는 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전혀 둔감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때에 따라 소리에 대한 에코적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음악활동은 감각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훈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소리를 통해 아동과 관련을 맺으려 할 때에는 음높이, 음색, 세기 등에 민감한 주의를 가지도록 한다. 소리자극에는 피아노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아동의 활동참여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촉각, 고유감각, 전정감각을 활용할 수 있는 기악, 리듬악기 등을 연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때 올프리듬악기가 유용하게 사용된다. 피리 등 부는 악기는 아동에게 언어적 감각을 길러주는 혀의 위치, 입술모양 등에 유익하며 몸의 중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섯째, 구체적인 언어향상을 위해 노래하는 활동을 장려한다. 전자악기 등을 활용하는 것은 다양한 음색의 경험을 높이는 청각기능을 향상시켜 주며 이는 다른 감각을 함께 활용하는 음악활동도 병행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음악은 즐거움을 준다. 아동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데 이러한 과정에서 가지는 청각적 피드백은 아동의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어서 활동을 더욱 효율적으로 하게 만든다. /한국음악학회장ㆍ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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