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1순위 1000만 시대 첫날… 추위에도 모델하우스 장사진

개관 2시간 전부터 장사진… 30~40대가 70%

27일 문을 연 시흥 배곧신도시 'EG THE1' 모델하우스에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부터 바뀐 제도 시행으로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제공=EG건설

청약통장 1순위 1,000만명 시대가 열린 27일. 이날 문을 연 경기 시흥시의 '배곧신도신 EG THE 1' 모델하우스에서는 아침부터 직원과 방문객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애초 모델하우스 개관시간은 오전11시였지만 9시부터 나와 줄을 서기 시작한 방문객들이 추운 날씨에 너무 오래 기다린다며 들여보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EG건설은 결국 개관시간을 한 시간 앞당겨 모델하우스 문을 열었고 건물 내부는 금방 방문객들로 가득 차버렸다.

업계에 따르면 1순위 자격요건 완화가 시행된 이날 전국 6곳에서 아파트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본격적인 청약일정에 돌입했다. 이 중 청약제도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수도권에서는 김포한강신도시와 광교신도시, 배곧신도시 등 3곳의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개관했다.

서울경제신문이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일부 모델하우스는 평일임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전화문의도 적지 않았다. 실제 EG건설이 분양하는 배곧신도시 EG THE 1 모델하우스에는 이날 3,5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원주혁신도시에서 분양하는 모아주택산업의 '모아엘가' 모델하우스도 3,000명 이상이 방문했다. 평일인데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1순위 청약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많았다"며 "청약제도 개편이 실제로 아파트 분양 시장에 활력소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

27일 문을 연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 EG THE 1' 모델하우스는 하루 종일 인파로 붐볐다. 분양 업체 관계자는 "배곧신도시 미분양아파트도 지난해 말 이후로 많이 팔려나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 이상이었다"며 "청약과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될 듯하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방문객들 중 특히 신혼부부로 보이는 젊은 층이 많았다. 남편이 아기를 안고 부인이 분양 도우미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면서 주변 대기업 사업장에서 구경을 나온 직원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시흥시 은행동에 사는 김 모(31)씨는 "분양전환임대아파트라 당장 큰 돈이 들지 않겠다고 생각돼 구경을 왔다"며 "현재 사는 전셋집 계약이 2017년 가을 쯤이라 분양을 받아 놓은 뒤 직접 살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살펴본 결과 청약 1순위 조건이 완화된 것과 함께 전세난을 피해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특히 많았다.

실제로 '배곧신도시 EG THE 1'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상담을 받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주변인 안산시나 시흥시에 전세로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노년층 대부분도 결혼한 자녀들을 위해 대신 상담을 받는 경우였다.

현재 시흥시 정왕동 아파트 전셋값은 59㎡(전용면적) 경우 1억3,000만~1억6,000만원 선. '배곧신도시 EG THE 1'의 임대보증금이 1억4,000만~1억5,000만원 선에 월 22만원 정도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날 문을 연 다른 지역 아파트 모델하우스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다. '한강 센트럴자이 2차'를 분양하는 GS건설 박희석 소장은 "분양가가 3.3㎡당 990만원선으로 서울 전셋값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이참에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가 많다"며 "수요자의 70% 정도가 30~40대로 젊은 층이 많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전국 10여 곳에서 모델하우스 문을 여는 다음 주부터 아파트 분양 시장은 더욱 활기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한모 프런티어마루 대표는 "전세난이 심해진데다 청약제도가 개선되면서 소비자들의 주택구매수요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주부터 서울·수도권에서 우량 단지가 잇달아 나올 것으로 보여 관심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청약 1순위 자격자는 942만 명으로 27일부터 청약 기준이 완화되면서 수도권에서만 230만 명에 달하는 2순위가 1순위 자격을 갖추게 됐다. 전국적으로는 1순위자가 1,200만 명에 육박한 상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달 분양하는 아파트는 약 6만 여 가구로 2000년 이후 월별 분양 물량으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1순위자가 급증하는 수도권에서만 3만5,02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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