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의 정치 리스크에 지친 글로벌 석유메이저들이 뉴질랜드와 캐나다 등 선진국의 원유개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샌퍼드번스타인의 자료를 인용해 셸·엑손모빌·셰브런 등 3대 석유 메이저의 원유개발 및 생산투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3년 49%에서 지난해에는 66%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벤 판뵈르던 셸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의 수입과 지출이 OECD 국가에서 발생한다면 바람직한 일"이라며 "OECD 국가들은 정치적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신흥국에 비해 현금 유출입을 예측하기가 쉽다"고 강조했다.
석유 메이저들이 선진국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은 아프리카 북부나 중앙아시아 등 신흥국에서 얻는 수익이 현지의 정세불안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셸은 2006년 나이지리아 무장단체들이 나이저델타 지역의 원유 시추 시설을 공격해 직원들을 납치하고 파이프라인을 훼손하는 바람에 적잖은 손실을 봤다. 또 파푸아뉴기니에서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엑손모빌은 인프라 부족과 지역주민과의 갈등 등으로 2012년 현재 소요비용이 2009년에 비해 25%나 올랐다고 주장했다.
석유 메이저들이 선진국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선진국들도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뉴질랜드는 2009년부터 정부가 석유개발 기업들에 직접 조언을 구해 원유개발 규제 방향을 설정하는 등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석유회사들의 뉴질랜드 투자규모는 10년 전 3억4,600만달러에서 2012년 12억7,000만달러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