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를 눈앞에 두고 국내 식육도매시장의 조기 완전개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27일 농림부에 따르면 양국간 실무협상이 진행 중인 한미투자협정 체결문제와 관련, 미국은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와 고기도매시장의 조기개방을 2대 현안으로 삼아 한국에 대한 압력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부 관계자는 『미국은 2001년 한국의 쇠고기시장 개방과 동시에 고기도매시장도 완전 개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난 96년 식육소매업을 개방한데 이어내년부터 고기도매업의 외국인 투자비율도 50%미만까지 확대하도록 양보했는데도 미국이 완전개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업계의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고기도매시장 개방의 충격을 완화할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면서 『고기도매업은 2003년이후에나 완전 개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농업분야에서 쌀·보리 농사와 고기도매업, 육우사육업 등 3개 부문만 개방이 유보된 상태』라며 『국민정서와 실익 측면에서 최대한 개방을 늦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투자협정안의 2대 과제 중 하나인 스크린쿼터와 관련, 영화인들이 수일전부터 「축소반대 삭발투쟁」을 계속하는 가운데 정부와 국회 일각에서는 협정 체결자체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오현환 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