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달러캐리 열풍] 외국 투자가 '위안화 절상'에 베팅

달러 약세따라 투자 매력 떨어지고 中 경기회복에 환율 하락 용인 예상
역외선물환시장으로 자금유입 늘어


외국 투자가들이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를 타고 중국 위안화 절상에 과감히 베팅하기 시작했다.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과 함께 안전자산 투자 대상으로서의 달러화 매력이 떨어진데다 중국 정부가 자국 경기상승에 자신감을 갖고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기 때문이다. 16일 중국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외국 투자가들은 위안화가 조만간 절상될 것으로 보고 위안화의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위안화 선물환 매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NDF 투자 펀드를 운용하는 위즈덤트리 투자회사의 브루스 라빈 사장은 "미국의 대외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중국을 포함한 개도국은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위안화 수요 세력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위즈덤트리가 운용하는 위안화 선물 펀드에 지난 3개월간 꾸준히 월 평균 2,500만달러가 위안화 절상에 베팅을 하며 유입되고 있다. 위안화 수요세를 반영해 뉴욕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위안화와 주요6개국(달러화ㆍ유로화ㆍ엔화 등) 간 환율은 지난 2ㆍ4분기 6.2% 하락한 데 이어 6월 이후에도 이달 15일 현재까지 4.3% 추가 하락했다.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올라갔다는 의미다. 상하이 외환선물시장에서도 지난주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위안화 선물 매수 수요가 나타나는 등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며 15일 기준 12개월 위안화 선물이 달러당 6.7390위안을 나타냈다. 이는 같은 날 현물시장에서의 위안ㆍ달러 환율인 6.8290위안보다 낮은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1년 이내에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1.3% 절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말해준다.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위안화 투자를 부추기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갖고 조만간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요인이다. 중국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 말부터 10개월째 두자릿수 안팎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율을 떨어뜨릴 경우, 다시 말해 위안화 가치를 올릴 경우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돼 중국 정부가 쉽사리 위안화 절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기존의 전망이었다. 하지만 올초부터 시작된 중국의 강력한 내수부양책에 힘입어 경기회복세가 감지되면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 또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투자회사들은 위안화와 달러화 등 주요국 통화 환율에 베팅하는 각종 펀드를 내놓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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