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살기편한 나라로"

20일 '장애인의 날' 맞아 방송사들 다양한 특집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각 방송사들이 다양한 특집 TV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시혜적인 시각에서 인간 승리를 부각시킨 특집 편성 사이로 공존을 위한 사회적 조건을 고민하고자 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KBS가 준비한 프로그램 중에서는 17일 밤 12시20분에 방송될 '수요기획- 협이의 선택'이 가장 눈에 띈다. 이 프로그램은 중도 장애인 협이의 선택을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 다큐멘터리다. 캐나다 밴쿠버로 조기유학 온 협이는 도착한지 3개월 만에 골수암 판정을 받는다. 암세포가 퍼져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협이는 캐나다에 남기로 한다. 현재 협이는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상태인데 발목 부위를 허벅지 부분에 붙여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게 한 선진 기법의 시술을 받았다. 재활 치료 뒤에는 축구도 할 수 있다는 게 이곳 의료진들의 설명. 무엇보다 무료 수술에 친절한 스탭들, 장애인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는 학교 및 사회 분위기가 협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남편과 사별한 뒤 아들을 키워 온 어머니 역시 고국과 의사 직업을 포기하고 캐나다에 정착키로 한다. MBC가 19일 낮 12시35분부터 한시간 동안 준비한 특별 생방송 '2002 함께 가는 세상-내 손으로 내 힘으로'는 방송 사상 처음으로 장애인 이동권에 초점을 맞춘다. 국내 추정 장애인수는 150만 여명이지만 이들을 생활 현장에서 볼 수 없는 까닭은 편의시설의 부족 때문이라는 게 프로그램의 출발의도. 이에 따라 부족한 장애인 편의 시설의 실태와 그 대안 등이 전파를 탄다. 엘리베이터 없는 육교ㆍ지하철, 10cm 남짓의 도로 턱 등 일반인들에게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작은 시설이 장애인에게는 난공불락일 수 밖에 없는 사실을 상세히 전한다. 스튜디오에 14대의 전화를 마련, 전동 휠체어 기금 마련을 위한 ARS (700-1212) 모금 행사도 벌인다. 한편 SBS는 정신지체 장애인의 일자리 찾기 과정을 그린 특집 다큐멘터리 '경민이가 취직했다네'를 20일 오전11시 방송한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환경미화원 훈련을 받고 경남 창원시 낙동강 환경관리청에 취직한 박경민(장애2급)씨가 주인공. 직업인이 된 박씨의 사회 적응과정을 통해 진정한 평등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이밖에 EBS는 '희망풍경'(20일 오전 8시) 시간을 통해 장애인과 일반인의 통합교육 현황을 전하고 이의 정착을 위해 꼭 필요한 선결 과제를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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