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에 진입하는 사이 주가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움에 따라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5일 금융계와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약 한달여에 걸쳐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외국인들은 약 4천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기간 개인이 약 1천500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이 1조7천800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 외국 투자자들이 최근 우리 주식을 주로 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는데 주력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들이 매도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국내증시는 지난달 1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으로 1천300선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 4일에는 1천400선을 돌파해 한달간 무려 7.4%나 올랐다.
또 지난해 세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코스닥지수도 지난달 이후에도 1.8%나 올라 외국인들이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왔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일 1천34.60원에서 지난 4일에는 998.50원으로 3.
5%나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통상 자국에서 달러화를 들여와 우리 주식을 사서 차익을 남기면 이를 팔아 다시 달러화로 바꾼 뒤 자국으로 보내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즉, 같은기간에 원.달러 환율이 1천35원대에서 998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주가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이외에도 명목상으로 1달러당 37원의 환차익을 올린 셈이다.
가령 외국인이 지난달 1일 원.달러 환율이 1천35원일 때 1만달러(한화 1천35만원)로 1만350원짜리 A주식 1천주를 샀다면 환율이 998원으로 떨어진 지난 4일에 이주식이 1만9천960원(미화 2만달러)만 돼도 2배 장사를 한 셈이다.
이에 비해 국내 투자자들이라면 같은 1만350원짜리 A주식을 사서 두배 장사를하기 위해서는 1만350원이 올라야 한다.
결국 같은 주식이라도 외국인은 9천610원만 오르면 2배로 오른 것이지만 국내투자자가 같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보다 740원이 더 올라야 한다는 의미다.
증시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증시가 50% 이상 급등하는 동안 외국인들은 2조3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며 "최근에는 환차익까지 거두게 돼 환전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들로서는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