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中 새시대 새파트너] IT산업도 거센 한류열풍

중국 정보기술(IT)산업에 한류(韓流)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휴대폰 단말기, 이동통신 시스템 장비를 중심으로 무선인터넷플랫폼, 초고속인터넷 장비, 게임, 보안 등 거의 모든 분야에 한국기업의 진출이 활발하다.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한류 열풍이 IT업계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GDP가 해마다 7%내외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IT분야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해마다 2~3배가량 늘어나고 있지만 2001년말 현재 보급률은 11.2%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중국은 IT부문에서 우리나라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IT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한국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중국이 거두는 성장의 열매를 상당부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신장비ㆍ서비스 진출 주도 = 중국 진출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IT분야는 이동전화 단말기ㆍ시스템 등 통신장비.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4월 중국의 2대 이동전화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으로부터 상하이ㆍ텐진ㆍ푸젠ㆍ허베이 등 4개 지역의 CDMA 이동전화 시스템 구축 사업권을 획득했다. 휴대폰 시장에서는 더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의 5.6%를 점유하고 있으며 연 1,0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 중이다. LG전자도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CDMA 연 240만대의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이밖에 팬텍ㆍ텔슨전자ㆍ세원텔레콤 등 중견업체들의 수출도 활발하다.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진출도 초기단계이지만 활발하다. KT는 현지 초고속인터넷기업에 비대칭가입자회선(ADSL) 방식의 장비를 20만 회선 공급했다. 하나로통신은 아파트지역의 초고속망 구축에 핵심기술을 제공키로 했다. SK텔레콤과 KTF는 중국의 양대 이동전화 회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과 로밍 서비스를 실시중이다. 이밖에도 온라인게임, 이동전화 무선인터넷 플랫폼 등 다양한 IT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WTO 가입으로 진출 가능 영역 넓어져 = 중국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단계적으로 문을 추가로 열릴 예정이어서 IT부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통신서비스시장 발전단계에서 중국에 앞서 있다. 하지만 중국에 비해 시장규모가 절대적으로 작고, 통신서비스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성장의 정체기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 통신서비스시장은 WTO 가입으로 과거 폐쇄적이고 자의적인 체제에서 탈바꿈해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한 체제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중국 진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업체의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는 우리나라와 중국업체간의 경쟁보다는 통신서비스분야의 선진국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방된 중국 통신서비스시장에서의 경쟁양상은 종전보다 한층 더 치열하고 다원화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기업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치밀한 진출 전략 필요= 전문가들은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지만 성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며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중국에서 자리를 잡은 한국 IT품목들은 대체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또 중국에 진출해서 성공하려면 최소 3년에서 5년 정도는 필요하다.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속전속결보다는 인내와 끈기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IT기업 진출의 주 목적도 저렴한 인건비 활용을 위한 생산기지 마련에서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추세. 이제는 중국의 소비자, 현지 업자, 정부정책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없이는 사업에 성공하기가 어렵다. 통신사업자연합회 공영일 책임연구원은 “벤처기업이 중국시장에서 진출하려면 사전에 중국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선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며 “대기업과의 공조, 정부의 지원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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