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달러 대체투자로 급등세 부추겨

中등 신흥시장 수요 늘어 수급 불안 가속화
헤지펀드 자금도 몰려 WTI 선물가는 올 최고
재고 급감따라 연말까지 슈퍼랠리 이어질듯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 들어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하반기에 ‘강한 상승세(슈퍼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선물가 기준으로 배럴당 78달러까지 갔던 국제유가는 올 들어 상승세를 계속해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으며 구리ㆍ아연ㆍ납ㆍ주석 등 비철금속은 물론 금ㆍ은 등 귀금속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번 원자재 랠리의 주요인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의 수요 팽창이다. 중국 성장률이 올해 정부의 전망치 8%를 넘어서 10.8%까지 상승할 것으로 인민은행이 전망하는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이 블랙홀처럼 에너지와 원자재를 대거 빨아들이고 있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등 신흥국가의 경기 호황은 에너지 및 원자재의 수요를 확대하며 수급 불안을 가속화하고 있다. 캐나다의 광산개발 회사인 아이반호마인의 윌리엄 헤이든 필리핀 지사장은 “중국의 원자재에 대한 수요는 탐욕스러울 정도”라며 “향후 10년 동안 중국ㆍ인도ㆍ파키스탄 등이 구리나 니켈 등 원자재의 주요 수요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달러 약세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자 안전자산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금ㆍ은 등 귀금속 시장에 몰려들어 이들 상품의 선물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당분간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며 국제 원자재 가격을 상승세로 이끌 전망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보류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세가 빨라지고 있는 유럽연합(EU)과 영국이 금리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으로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퓨처패스트레이딩의 프랭크 내시 트레이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FRB는 금리인상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며 금 값을 상승세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들도 원자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투기자금이 원자재 시장으로 몰리며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71달러를 넘어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납 등 비철금속 가격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상품시장의 전문가들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동반 상승하는 ‘원자재 슈퍼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올 들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다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수급 불안 및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원유 및 납 가격이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반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지난 4~5월에도 동반 랠리를 보였다. 당시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은 중국의 수요 증가와 국제 원자재의 재고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구리 가격이 톤당 8,320달러까지 치솟는 등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주요 비철금속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폭발적인 원자재 수요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일차적인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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