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뱅커 대상] '채널 변화' 격랑 속에서도 역발상으로 성장하는 금융인들

핀테크혁명·시장 포화로 금융 칸막이 사라져
아이디어·도전 정신 앞세워 새 수익원 발굴



금융산업 자체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핀테크 혁명과 금융소비 채널 변화로 금융회사 오프라인(영업점) 채널들이 강한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은행·보험·증권 간 칸막이는 영업 채널의 혁명 속에서 허물어지고 있다. 자생력을 잃은 금융회사들은 잇따라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며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외환위기를 통해 한 차례 거칠게 우리 금융산업을 훑고 지나간 금융시장의 '빅뱅'이 다시 시작된 셈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주축인 금융지주와 은행, 카드사와 저축은행, 상호금융 업계는 각각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하다. 판매채널 격변 속에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내 시장 포화에 따라 해외에서 새 수익원 창출을 위한 변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금융계 전반의 상황이 이처럼 위태롭지만 희망은 남아있다. 창조적 발상과 시대를 앞서 가는 경영 노하우로 묵묵히 난관을 헤쳐가는 금융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저금리와 판매채널 변화 격랑 속에서도 꾸준히 금융산업 본연의 역할을 지키며 때로는 고객도 생각하지 못한 역발상으로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

이들 앞서 나가는 뱅커들이 있기에 국내 금융산업은 아직까지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베스트 뱅커 대상의 최고 영예인 베스트 뱅커상은 성세환 BS 금융지주 회장에게 돌아갔다.

지난 1979년 행원으로 부산은행에 입행해 종합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 성 회장은 지방은행 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지난해 경남은행 인수와 사옥 이전, 해외 진출 등 굵직한 경영 과제를 순조롭게 뛰어넘으며 BS금융지주를 '지방은행'이 아니라 전국구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등과 어깨를 견주는 명실상부한 금융지주사의 반열로 올려놓았다. 금융업계에서는 BS금융지주의 '폭풍 성장'이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있다.

베스트 여성 뱅커에는 김옥정 우리은행 부행장이 선정됐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 사상 첫 여성 부행장이 된 김 부행장은 34년 경력의 베테랑 뱅커로 부행장 취임 두 달째에 접어드는 지금도 사무실에 붙어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만큼 발로 뛰는 스타일이다. 김 부행장은 지난해 은행업계 최초로 실시간 화상 펀드 상담 서비스를 론칭했고 은퇴 시장을 잡기 위한 시스템 확대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이 밖에도 자산관리 관련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정비, 지금 당장 보다 앞으로 더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수익 기반을 구축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여성 리더인 셈이다.

베스트 뱅크에는 NH농협금융지주가 선정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합점포를 설립한 은행, 금융업계 최초로 스마트워치를 통한 '웨어러블 뱅킹'을 선보인 금융사. 지난해 NH농협금융지주가 거머쥔 타이틀이다. 비대한 몸집에 비해 언제나 한발 늦은 '후발주자'로 분류되던 농협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수익성 면에서도 지난해 전년대비 무려 5,108억원 늘어난 8,038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부터는 자산운용의 명가로 도약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밖에 베스트사회공헌상은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경영이념을 실천하는 신한은행의 품으로 돌아갔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급여에서 1만원씩 모은 돈으로 신한은행은 다양한 계층에 나눔을 전파하며 '만원의 행복'을 실천해가고 있다.

베스트 서민금융상은 사회봉사를 통한 신용회복 지원제도라는 독특한 모델을 설계한 신한금융지주와, 저신용자 및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행에게 돌아갔다. 베스트 개인금융상에는 국민은행 수신상품부와 최승희 농협은행 차장이 선정됐다.

또 베스트 기업금융상에는 하나은행, 베스트 상품개발상에는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베스트 마케팅상에는 김선규 외환은행 외국고객부장, 베스트 PB에는 조상원 씨티은행 CPC서울센터 팀장이 각각 뽑혔다.

베스트여신전문금융인으로는 카드업계 혁신을 주도해온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대표가 뽑혔고, 베스트여신전문금융에는 하나카드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베스트 저축은행인은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대표가 , 베스트 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이 각각 차지했다. 베스트 상호금융인으로는 김상현 성남동부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베스트 상호금융에는 광안신용협동조합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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