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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린 눈마저 얼어붙으면서 빙판길 낙상사고를 조심해야 할 때다. 추운 날씨에는 근육이 경직되고 관절 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살짝 미끄러지기만 해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특히 뼈가 약해져 있는 폐경기 이후 여성과 노인들의 경우 낙상사고로 인해 심각한 골절 부상이나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낙상사고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에게 특히 위험하다. 노인 중 상당수는 뼈의 골밀도가 낮아 뼈가 약해져 있는 골다공증이 있고 근력이 떨어져 한 번 골절상을 입게 되면 회복이 매우 느리다. 골다공증은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당하고 나서야 골다공증 환자인 것을 알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골밀도나 근육량이 남성에 비해 훨씬 적은 중년 이후의 여성들도 골다공증 환자가 많아 낙상시 부상 우려가 크다. .
따라서 뼈가 약한 노년층과 폐경 이후 여성은 빙판길에 낙상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을 철저히 하고 만일 가볍게 넘어지거나 접질린 경우에도 심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골절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빙판길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 대개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된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되면 대개 체중의 2~10배 정도의 힘이 손목에 가해져 손목 골절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손목은 다리 관절과 달리 체중을 떠받치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힘든 노동 등 아주 무리하게 손목을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상이 있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견디면서 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단순 타박상이겠거니 생각하고 그냥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낙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손목의 뼈를 정확하게 맞추기가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관절염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낙상사고 후 손목의 통증이 1~2주 내로 가시지 않는다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넓적다리뼈와 골반뼈 사이에서 우리의 몸통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고관절(엉덩이관절)은 부상을 입었을 경우 매우 심각하다.
이광원 인천힘찬병원 부원장은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의 경우 움직이기 불편해 누워 지내는 기간이 많기 때문에 욕창이나 혈전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심폐나 방광 기능도 저하된다"며 "고관절 골절을 방치할 경우 합병증으로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20%에 달하기 때문에 특히 고관절 부위를 부상당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낙상사고를 당하면 성급하게 일어나려다 추가적인 부상을 당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다이어트를 해 뼈가 약해져 있고 하이힐을 즐겨 신는 젊은 여성들도 낙상으로 인한 부상에 주의해야 한다.
빙판길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장부터 점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불편한 복장보다는 신축성이 좋은 편한 옷을 입고 춥다고 너무 두꺼운 옷을 입으면 관절 운동에 방해가 되므로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좋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밑창의 패턴이 닳으면 마찰력이 부족해 접지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낡은 신발은 반드시 수선해 신는 것이 좋다. 하이힐은 절대 금물이다. 지면과 닿는 면적이 작은데다 하이힐을 신으면 신체 균형이 불안정해지고 반사작용이 평소보다 느려져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 보온성이 좋아 많이 신는 양털부츠 역시 밑창이 평평하고 미끄러워 경사면에서 걷기 힘들기 때문에 빙판길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쿠션이 좋아 충격 흡수가 잘되며 밑창의 골이 크고 넓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으며 마땅한 신발이 없다면 미끄럼방지 패드를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단 넘어지더라도 뼈의 강도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면 골절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소에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 근육의 유연성과 근력 강화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실시하고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카페인 섭취나 담배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박진웅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겨울철에는 일조량 감소와 운동량 부족으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매년 비타민D 검사를 통해 자신의 뼈 나이를 알고 비타민D가 많이 함유된 등푸른생선·우유 등 꾸준히 섭취하면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수현 강북힘찬병원 원장은 "낙상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노력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수술이 어렵고 골절 재발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증상이 없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여성이라면 폐경기 이후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