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39개 주요 그룹사 중 15.5%인 37개 그룹의 오너 일가가 보수 공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등기임원 연봉 공개가 법률로 의무화된 2013년 11월 이후 11개 그룹사에서 오너 일가 구성원이 등기임원직에서 사임했다.
1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국내 239개 주요 그룹 오너들의 보수 공개 여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조사 대상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63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과 한 곳 이상의 상장회사를 거느린 그룹까지 포함해 총 239곳이다.
오너의 보수 공개 여부는 2014년 마지막 분기보고서에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 SK 최태원 회장, 신세계 이명희 회장 등이 보수를 의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미등기 임원이다.
2013년 11월 자본시장법 개정법률 시행으로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이 의무적으로 보수를 공개하도록 규정된 이후, 개인사정 등 여러 사유로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그룹 오너는 10여명으로 파악됐다.
11개 그룹 오너가 2013∼2014년을 전후로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 보수 공개 대상에서 빠졌다.
최태원 회장과 한화 김승연 회장도 여기에 포함됐다. 김 회장은 작년에 퇴직금과 장기성과급 형태의 보수를 받았다.
하이트진로그룹 박문덕 회장은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 등기임원직을 유지하다가 작년 1분기 보고서부터 미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상태다.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도 이수페타시스·이수화학 등기임원이다가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했다.
이밖에 SPC그룹, 무림그룹, 종근당그룹, 동서그룹, 태광실업그룹, 조선내화그룹 등의 오너일가 구성원이 등기임원이었다가 미등기임원으로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보수 공개 의무 대상자에서 빠져나오려는 그룹 총수급 오너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오너 자신은 한발 빠지고 자녀들을 등기임원에 전진 배치하는 경향이 짙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 소장은 “대주주 및 오너 일가가 상장사 임원 등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면 등기 여부에 상관없이 보수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중견·중소기업들은 5억원 이상 보수 공개 의무화에 상관없이 등기임원 개인별 보수를 전부 공개하기도 한다.
CXO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매출 기준 1,500대 상장사 중 30개 기업은 등기임원 보수가 5억원 이하인데도 개인별 보수를 전부 공개했다.
코콤, 코맥스, 명문제약 등이 보수 공개 행렬에 동참했다. 향후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개인별 보수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기업 수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CXO연구소 측은 전망했다.
2013년 기준으로 5억원 이상 보수를 공개한 기업은 1,500대 기업 중 398개사로 26.5%에 그쳤다. 전체 등기임원 중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임원은 614명으로 12.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