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먹거리] '女心유혹' 음료 쏟아진다

"미용+다이어트… 몸에 좋은 것 골라 마시세요"
레드 오렌지 등 이국적 과일 주스 봇물
석류·야채 등 건강 음료 젊은층에 인기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35일만에 100억매출





마시기만 해도 피부가 예뻐지고 살이 빠진다(?) 올 봄 음료업계는 피부미용에 좋은 이국적인 과일을 원료로 한 주스류, 칼로리를 낮추거나 아예 칼로리를 제로로 한 음료들을 대거 출시, 여성들의 소비심리를 유혹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2월말 출시한 주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출시 한달여만에 음료 신제품 사상 최단기간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시 35일만에 올린 매출 100억 원을 180ml 캔으로 환산하면 총 2,800만 캔으로, 일렬로 세워 놓았을 경우 약 1,500km에 달하는 길이에 해당하는 셈. 지난 99년 출시돼 음료의 신기원을 기록했던 롯데의 ‘2% 부족할때’도 출시 초기에 이 같은 실적을 거두지 못했음을 상기할 때 이 제품의 인기는 기획 담당자들도 예상치 못한 ‘음료업계의 새 역사’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 제품의 성과는 무엇보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열연한 여장 남자 이준기를 활용한 마케팅 광고가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TV광고 속에서 이준기가 피아노를 치면서 부른 노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주소비층인 1020세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여기에다 이란산 페르시아 석류과즙 20%와 식이섬유가 함유돼 맛과 향이 뛰어나고 석류의 단맛을 개선해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소비층의 기호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석류가 피부미용에 좋다는 사실을 알게된 여성 소비자들이 젊은층은 물론 건강과 갱년기를 염려하는 30대 이상의 중년층에까지 웰빙 음료로 폭 넓게 자리잡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해말 선보인 ‘하루야채’도 다이어트와 피부 미용에 좋은 야채를 듬뽁 담고 있어 여성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하루 야채 권장 섭취량(350g)을 목표치로 제시하는 등 선진국들이 하루에 필요한 야채 섭취 권장량을 정하고 있는데서 착안한 이 제품은 3년 이상 유기농으로 재배한 토마토, 당근 등 16가지 야채가 98%이상 들어있다. 요즘처럼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에 하루야채에 함유된 다양한 비타민이 춘곤증을 없애주고 몸을 개운하게 해준다. 또한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해 변비예방 및 필수비타민과 아미노산을 보충해주며 체질개선이 필요한 아토피 질환이나 다이어트, 피부 미용 등에도 효과가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하루 13만개 이상 팔리고 있어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공격적이고 신속한 신제품 출시로 주목받고 있는 웅진식품은 ‘자연은’ 브랜드로 ‘자연은 365일 레드오렌지’를 새로 내놓았다. 레드오렌지는 지중해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과육이 붉은 오렌지로 일반 오렌지에 비해 신맛이 덜하고 과즙이 풍부하며 독특한 맛과 향이 느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국적인 소재지만 비타민C와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등에 효과적이다. 특히 일반 오렌지주스보다 비타민C를 한층 강화, ‘자연은 365일 레드오렌지’를 하루에 2컵(360㎖) 마실 경우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을 충족시킬수 있다. 웅진식품은 소재와 맛, 색깔의 차별화를 통해 피부 미용과 패션 등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고 ‘빨간 비타민이 가득한 새로운 타입의 오렌지 주스’라는 컨셉트로 대대적인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빨간 비타민이 함유된 웰빙음료’로 부각시키기 위해 한국 대표미인인 이영애를 모델로 활용, ‘빨간 비타민 무슨 맛일까?’라는 도전적 메시지의 광고를 선보이는 한편 2030세대를 위해 포털 사이트와 연계한 온라인 마케팅, 시음행사 등도 진행한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이국적 이미지를 가진 레드 오렌지가 새로움과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잘 맞아 떨어지는 소재”라면서 “월드컵을 앞두고 예상되는 ‘레드 열풍’에도 레드오렌지가 후광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칼로리 음료도 올봄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또하나의 음료 패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태음료는 기존의 ‘아미노업’을 업그레이드한 ‘아미노업 칼로리 제로’를 새로 선보였다. 이제품은 일본에서 다이어트 관련 기능성 원료로 각광받고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L-카르니틴’을 강화했다. 또 한국코카콜라는 기존 콜라의 상쾌한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칼로리는 거의 없는 ‘코카콜라 제로’를 새로 내놓았다. 녹차음료 가운데 제로 칼로리를 표방하고 있는 남양유업의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는 녹차를 비롯 산수유, 메밀, 현미, 옥수수, 둥글레, 결명자, 구기가, 율무, 귤피, 영지, 치커리, 차가등 17가지 재료의 기능성 성분만을 추출해 첨가했으며 L-카르니틴, 카테킨 등이 들어있어 지방을 연소하고 체중조절에 도움을 준다. 남양유업은 올들어 17차를 회사 성장의 핵심 제품으로 선정, 전지현을 모델로 한 새 광고를 방영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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