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은 차를 사기전에 여러가지 항목을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이 때는 재고를 처분하기 위한 다양한 할인판촉이 시행돼 차값은 싸지지만 「연식(생산연도)」이 한달여만에 1년 지난 것과 똑같은 취급을 받게 돼 중고차값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올해 수입자동차 시장은 훨씬 더 양상이 복잡하다. 내년에는 한·미 자동차협상 타결에 따른 세금인하, 고환율에 따른 차값 상승, 대거 신차도입 등이 예상되고 있어 따져봐야할 항목이 더 많아졌다.
수입차 업체들은 다양한 할인·할부 등 판촉전략을 내걸고 올해 마지막 「재고정리」에 나서고 있다. 지금 팔고 있는 차에 관심이 있다면 금년말이 가장 좋은 구입적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차종은 2년이상 지난 구형 모델이어서 신차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매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내년에는 구입비용(등록세 등)·보유비용(자동차세)이 싸져 구입을 조금 늦출만도 하다.
하지만 내년에는 1,300원대의 환율을 적용받아 수입되기 때문에 850~900원대 일 때 들여온 재고들이 떨어지고 나면 차값이 대폭 오를 전망이다. 게다가 지금 시행하고 있는 할인이나 무이자 장기할부 판매는 내년에는 없을 전망이다. 수입차를 사는데 참고할 주요 체크 포인트를 설명한다.
◇수입차 할인은 연말까지=현금 구입할인이나 무이자 할부판매같은 「특별세일」은 금년말로 끝나고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일부 모델이 남더라도 제3국 수출이나 본사로 돌려보낼 가능성이 높다.
현재 크라이슬러코리아는 비전 36개월, 네온 31개월, 뉴요커 27개월, 스트라투스 18개월까지 무이자 할부(선수율 30%)를 하고 있다. 비전은 현금으로 구입하면 1,000만원을 깎아준다.
사브코리아는 사브900 재고분에 대해 현금으로 구입할 경우 800만~1,000만원을 할인하고 있다. BMW는 97년 모델을 구입할 경우 고객의 개인신용도와 담보, 계약금 액수에 따라 나머지 금액을 12~36개월까지 무이자할부 혜택을 주는 「선택식 할부금융 프로그램」 을 도입했고 리스판매도 재개했다.
포드의 2,960만원짜리 토러스 LX는 2,450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링컨 컨티넨탈(4,600만원)은 3,450만원이면 살 수 있다.
◇내년에는 세금 내리고 차값은 오른다=내년부터는 지난 10월 한·미 자동차협상에 따라 농어촌특별소비세와 교육세 등 2가지 세금이 폐지돼 그만큼 자동차 구입가격이 낮아진다. 또 올해는 적용받지 못한 특별소비세 인하혜택이 주어진다. 자동차세금도 배기량별로 7단계로 나눠져 누진적용 하던 것이 5단계로 줄면서 세액이 9~40%가량 인하된다.
예를 들어 관세 부과이전 수입가격이 4,000만원인 3,000㏄짜리 차를 1년간 운행한다고 가정하면, 차값과 세금을 합해 6,852만5,000원이 들었지만 내년에는 6,421만4,000원으로 431만1,000원(세감면 효과 6,3%)이 줄어든다.
그러나 차값은 세금감면폭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지금 팔고 있는 수입차는 대부분 환율이 달러당 850~900원 수준일때 들여온 것들. 반면 새로 들여올 차들은 이보다 거의 두배 까까운 1달러=1,300원으로 계산되고 이로 인해 차값은 평균 40%가량 올라갈 전망이다.
크라이슬러 관계자는 『현재 차값은 IMF체제 이전의 환율 850~950원으로 적용한 것』이라며 『99년 판매 차량은 적어도 지금보다 30~40%가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구입해 내년초 등록하라=할인혜택과 세금감면을 동시에 누리는 방법으로 금년말 차를 사서 내년초에 등록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출고대기기간을 감안해 출고시점을 잘 맞춰야 한다. 이처럼 시기를 잘 선택하면 차종별로 40만~300여만원을 아낄 수 있다.
◇신차가 쏟아진다=차값만이 선택의 절대요소는 아니다. 아무리 비싸도 신차를 사고싶으면 내년까지 기다려라. 내년에 들어오는 차종은 모두 20여가지다.
BMW·로버코리아는 내년초 「뉴3시리즈」와 보급형 4륜구동 「프리랜더」를 도입할 예정이다. 1억5,000만원짜리 8기통(400마력) 스포츠카 「M5」도 들어온다.
한성자동차는 내년 1월 최고급 프레스티지 세단 「뉴 S클래스」를, 2월에는 4륜구동 레저카 「M클래스(3,200㏄)」를 선보인다. 볼보는 역사상 가장 많은 7조2,0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최고급 승용차 「S80(2,900㏄ 터보·3,000㏄ V6)」을 내년 2월 들여올 방침이다.
크라이슬러는 4륜구동 지프 「뉴 그랜드 체로키」와 고급 스포츠 세단 「300M」을, 사브코리아는 내년 3~4월께 정통세단 「9-5」를 들여올 예정이다. 포드는 99년 5~6월 출시를 목표로 고급세단 「재규어 S형」과 스포츠세단 「링컨 LS6」을 준비하고 있다. GM코리아(드빌·세빌시리즈), 도요타(렉서스) 등도 이에 가세한다.【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