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1,500억원으로 올들어 국내 최대 시스템구축(SI) 사업인 철도청 차상신호 시스템(ATP) 프로젝트 수주를 싸고 SI업체들이 4파전을 벌이고 있다. 다음달 2일 입찰을 앞두고 삼성SDS,LG산전,LG CNS, 현대정보 컨소시엄 등 4개 컨소시엄이 막판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LG그룹의 경우 두 개의 컨소시엄을 형성했지만 막판에 힘을 한 곳에 몰아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철도청 차상신호시스템이란= 철도 신호 시스템은 현재 사령실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인식하는 방법에 따라 두 가지가 활용되고 있다. 기관사가 사령실에서 보내온 신호를 지상의 신호기를 보고 판단, 운행하는 지상신호방식과 레일을 따라 깔린 유무선통신을 통해 기관실의 컴퓨터로 자동 전달돼 운행되는 차상신호 방식이다. 현재 병행되고 있지만 80~90%가 지상신호 인식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ATP 시스템이 구축되면 차상신호인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지상신호 인식은 보조 기능으로 활용된다.
◇4파전 양상= 이번 사업은 유럽방식을 채택한 만큼 유럽신호(ETCS)방식에 경험이 많은 회사와 얼마나 빨리 제휴하느냐가 최대관건이었다. 삼성SDS는 지난 9월 차상신호 구축 경험이 가장 많은 알카텔을 제휴선으로 가장 먼저 잡으며 주도권을 쥐었다. LG 그룹에서는 LG 산전과 LG CNS가 함께 추진하다 철도청이 한 컨소시엄내에 같은 계열사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서 각자 별도로 추진했다. LG산전은 한국 고속철 시스템과 차량을 공급한 알스톰과 손을 잡았고 LG CNS는 캐나다의 롬바르디에와 제휴를 추진 중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이탈리아 안살도 그룹의 100% 철도신호전문 자회사로 한국 고속철의 신호시스템을 공급한 CSEE를 끌어들였다.
◇수주 가능성 어디가 높나= 철도청은 고속철도와 유사하게 첨단의 유럽 방식을 도입, 국산화하는데 포인트를 두고 있다. 해외 제휴선의 기술력과 국산화율ㆍ기술이전율이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S는 해외 제휴선이 경험이 많다는 점, 3년이라는 단기사업의 관건은 400량에 달하는 철도차량의 개조 능력이 좌우하는데 국내 유일의 철도차랑제작업체인 한국차량철도(로템)가 포함된 것을 강조한다. LG산전은 국내 철도의 차량신호시스템 구축경험이 가장 많은 점을 내세우만 알스톰의 재정난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CSEE가 지난해 하반기에 유럽레일연합회가 발표한 가장 최근의 안전기준(SRS) 2.2.2를 만족시킨 상용구간 실적이 가장 많고 한국 고속철 신호시스템 경험과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산화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아 안개속에 있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싸움이지만 일각에선 삼성SDS와 현대정보기술에 점수를 더 두고 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