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9인승 특소세 부과 반발

"입법취지 어긋·시장위축 우려" 재검토 촉구자동차업계가 정부의 9인승 승합차에 대한 특소세 부과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자동차업계는 23일 정부가 10인승 이하 차량까지 특소세 부과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데 대해 ▦자동차업체들이 정부의 이번 조치가 특소세 입법 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시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수단이자 서민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는 9인승 승합차에 대한 특소세 부과는 사치성 제품의 소비억제라는 특소세 입법 취지에 정면 배치된다는 것. 자동차업계는 특히 내수 활성화를 위한다며 6인승 이하 승용차에 대한 특소세를 내린지 불과 한달 만에 다른 차량에는 반대로 특소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것은 일관성이 결여된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에서 인기차종으로 부상하고 있는 9인승 승합차에 대한 특소세 부과는 내수기반 붕괴와 이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아차는 카니발(수출명 세도나)이 지난 6월부터 국내 미니밴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시장에 진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 나온 이번 조치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 9인승 차량의 판매가 급감할 경우 이미 투자된 1조원 가량의 설비투자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염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정책을 준비하면서 예견되는 효과와 문제점에 대해 충분한 사전검증과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의심이 간다"며 "서민들의 생계와 국가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주말 재경부에 업계의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재경부에 제출했다. 협회는 건의서에서 현행대로 8인승 이상 자동차에 대한 특소세 면제하거나 특소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면 오는 2005년부터 단계적으로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를 중심으로 자동차업계는 개정안 재검토를 관계당국에 계속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특소세법 개정안이 확정되면 오는 2003년부터 9인승 차량인 현대자동차의 트라제XG와 스타렉스, 기아자동차의 카니발 등 3개 차종의 가격이 150만~ 250만원 정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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