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S 의무 매입… 신관치 논란] 발행물량 지난해 2배… 의무 매입해도 단기충격 불가피

■ MBS시장 영향은
"금리 상승세 당분간 이어질것" 우량채 수요 갈증 해소 기대도


올해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할 예정인 주택저당증권(MBS) 물량은 총 35조원 수준이다. 이 중 은행의 기계대출 여력을 흡수하기 위한 할당량 14조원을 제외하면 21조원가량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발행액인 14조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은 오는 3월부터 가계대출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어서 상반기 중으로 상당수의 물량이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이 70%를 의무적으로 매입한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MBS 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발행물량이 급증한 데 따라 MBS의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20조원이 넘는 물량이 단번에 풀린다면 아무리 우량채권이라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적어도 몇 개월 동안은 MBS의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연홍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MBS 발행이 전월 대비 증가한 데 따라 발행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확대됐다"면서 "올해 MBS 발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2·4분기부터는 발행 스프레드가 재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조원에 가까운 물량이 쏟아진다면 당장 발행금리가 0.2%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인 금리 변동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시장 전반적으로 우량채권의 품귀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공급보다 수요가 월등하기 때문이다. MBS의 경우 주택금융공사 보증으로 국공채나 AAA등급 회사채의 대체재 성격을 갖는다.

송민규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채권시장 전체로 보면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우량채권 수요가 충분하다"면서 "MBS가 많이 발행되더라도 국채를 비롯한 우량채권 발행이 상대적으로 적어 큰 어려움 없이 시장에서 소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시장에서의 MBS 가격은 지난해 꾸준히 상승했다. 발행금리가 지난해 1월 3.60%에서 11월 2.37%까지 떨어졌고 국채 5년물과의 금리 차이도 0.33%포인트에서 0.14%포인트로 줄었다.

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발행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시장이 흡수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특수채 감소로 채권시장의 우량채권 갈증을 MBS가 풀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MBS 발행 잔액은 102조5,367억원이다. 은행이 31조3,526억원어치의 MBS를 보유하고 있고 보험(30조3,610억원)과 연기금(19조4,730억원), 증권(12조9,474억원)도 MBS의 주요 투자자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