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뇌부] 인사태풍 예고

박순용 대구고검장이 신임 검찰총장으로 임명됨에 따른 검찰 수뇌부의 인사태풍이 예고된다.朴고검장의 검찰총장 기용은 통상 1∼2기수 차로 후임총장이 임명돼온 관례를 깨고 3기수를 건너뛴 「파격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사시 8회인 朴고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됨에 따라 사시 5~8회까지의 검사장급 간부 대부분이 용퇴를 할 것으로 보여 공석이 될 검사장급 이상 자리만 10개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명하복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검찰은 후배가 총장에 임명되면 선배들이 자진해 옷을 벗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주변에서는 이미 고검검사장급 일부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 대부분이 후진들을 위해 잇따라 퇴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찰인사는 국민의 정부 제2기 내각이라는 의미와 맞물려 단순한 후속인사 차원을 넘어 검찰조직 전반을 쇄신하는 개혁인사가 이루어질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이종기 변호사 수임비리 사건과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 등 초유의 검란으로 훼손된 검찰의 위상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찰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인사는 당초 김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8월초로 에상됐으나 이번 개각으로 2개월 가량 앞당겨지게 됐다. 서열대로라면 대검 차장은 사시 9회(3명)에서 나오고 일선 고검장은 나머지 사시 9회와 10회(3명)가 포진하게 된다. 대검 차장에는 목포출신인 사시 9회 신승남 검찰국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문제는 막강한 사시 8회 동기 7명의 거취 여부로, 11년전의 선배기수인 고시8회에서 동기들끼리 법무장관 4번, 총장 3번씩을 번갈아가며 했던 전례를 감안할 때 선뜻 사표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관련해 급격한 업무공백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8회중 2∼3명을 법무연수원장과 일부 일선고검장으로 남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시 8회의 거취와 상관없이 서울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공안부장 등 검찰의 요직인 「빅4」는 모두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검장과 부산지검장 등 일선지검장 자리는 사시 11∼12회로 채워지고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중수부장등은 사시 12∼13회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 승진은 지난번 인사때 탈락했던 사시 13회 정충수 동부지청장과 사시 14회와 15회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사시 15회의 선두그룹인 서울지검 차장검사들의 경우 재경지청장을 거치지 않고「논스톱」으로 검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평검사들의 경우 지난 3월 대규모 전보인사가 단행되어 이번 인사에서는 인사규모가 소폭에 그치거나 아예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열기자 YJ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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