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29일 주식시장에서 14일 만에 `사자'로 돌아섬에 따라 매도 공세를 멈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외국인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증시의 급락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한달 동안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5조원대 매물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추가 자금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가 상존하고 한국관련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추가 자금 이탈에 대한 경계심리는 여전한 상황이다.
◆외국인 매도공세 일단락되나 =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오전 11시2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68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14거래일 만에 사자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38억원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지난 달 25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5월9일)를 제외하고 연일 매도 우위를 보이며 5조3천914억원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었다.
이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2천728억원 매도 우위를 보여, 두 시장 합계 5조6천642억원 누적 순매도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를 촉발시킨 글로벌 증시 급락세가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매도 공세도 일단락될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대우증권은 외국인이 최근 매도 자금을 자국으로 송금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셀 코리아'가 본격화된 것은 아니며 조만간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5조원대 주식 매각대금을 바로 송금했다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실제 외환시장은 외국인 자금동향에 별다른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해외증시가 안정세로 돌아설 경우 재매수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게다가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의 원인으로 꼽힌 97억달러(한화 9조원) 규모의중국은행 기업공개(IPO)가 24일로 청약을 마친 것도 외국인 매도세가 일단락됐다는 해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 여전" = 하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세가 끝났다는 해석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변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매도세가 끝났다는 해석은 시기상조"라며신중론을 폈다.
그는 최근 한국 관련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아직은 추가 자금이탈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8~24일) 한국관련 해외 뮤추얼 펀드에서 총 43억5천1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 29주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미국 금리인상 및 경기하강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외국인 매매동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소비자신뢰지수 발표(30일)와 FOMC 회의록 공개(31일), ISM제조업지수 발표(내달 1일) 등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