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한 달 동안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1,000억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월 단위로는 사상 최대폭이며 4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8월 외환보유액이 3조5,600억달러로 7월보다 939억달러(한화 약 112조9,000억원) 감소했다고 8일 밝혔다. 8월 외환보유액 감소는 인민은행이 수출경쟁력 확대를 위해 위안화를 대폭 평가절하한 후 다시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본유출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위안화의 추가 평가절하 압력도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리먀오셴 보콤인터내셔널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에 인민은행이 환율시장에 개입하면 할수록 외환보유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증발하고 있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중국의 경기둔화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FT는 "중국이 계획하고 있는 일대일로 (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브릭스의 신개발은행(NDB)의 자금줄이 외환보유액"이라며 "수출부진과 경기둔화로 자본유출이 가속화할 경우 이들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 보유액은 618억달러, 국제통화기금(IMF) 보유액 포지션은 47억3,000만달러, 특별인출권(SDR)은 105억3,000만달러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