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보너스 감축·공장이전 등 반발 방화/피해액 32억∼64억 추산… 인명피해 없어【방콕=연합】 태국에서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일본 산요전기의 합작투자회사인 산요 유니버설 일렉트릭사의 태국인 근로자들이 17일 밤 연말 보너스감축과 대량 해고가 우려되는 공장 이전계획에 반발, 방콕의 공장창고와 회사본부건물에 방화하는 태국 노사분규 사상 최악의 불상사가 발생했다.
지난 13일부터 보너스 감축지급과 공장 이전에 반발, 항의농성을 벌여온 산요 유니버설 일렉트릭사 근로자 2천여명은 이날 밤 방콕의 수쿰빗트노 103가에 자리잡고있는 공장 재고창고와 본부건물에 방화했다.
불은 처음 5층 건물의 재고창고 내부에서 발생했으나 때마침 건조한 강풍을 타고 인접 8층짜리 본사건물로 옮겨붙어 18일 아침에야 겨우 진화됐다. 이 불로 5백대의 대형 냉장고가 보관돼있는 공장창고가 전소하고 본사건물 4층이 붕괴됐으며 인근 아파트 주민 수백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그러나 인명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고있다.
경찰은 피해액을 1억바트(한화 약 32억원)로 추산했으나 회사측은 최소한 2억바트(64억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방화현장에서 항의 농성을 벌인 근로자중 수백여명이 술에 취해있었으며 이들이 쇠파이프와 돌, 빈 위스키병 등으로 공장 기물을 닥치는대로 파괴했다는 인근 주민들의 증언에 따라 일부 술취한 과격노동자들이 방화를 주도했을 것으로 보고 용의자 10명을 수배했다.
근로자들의 이번 방화사건은 노사간의 이해상충과 갈등이 대화와 타협으로 잘 해결되고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태국에서 지난 60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노동폭력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방콕시내에 2개 공장과 방콕인근 차청사오 및 파친부리에 각각 1개의 공장을 두고 냉장고, TV, 에어 콤프레서 등을 생산하는 산요 유니버설 일렉트릭사는 지난해 총 5백%의 보너스를 지급했으나 금년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기 지급분 1백%를 포함, 3백%의 지급을 제시했다가 노동자들의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