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분양시장 집중분석

경부軸·중소형에 물량 집중
오산·화성등 7만여가구 달해 전체 40% 넘어
평형윤곽 203개 단지중 73곳이 중소형만으로
"판교가 변수" 업체들 분양가·분양시기 고민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은 경부축ㆍ중소형 아파트가 주도한다.’ 수도권은 언제나 주택업계나 내 집 마련 수요자들에게는 최대 관심 지역이다. 공급자인 주택업체들로서는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인 동시에 수요자들로서도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수도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업체들의 사업영역 확대로 지방 분양시장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도권은 물량면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분양시장이다. 실제로 올해 사업규모가 확정된 주요 주택건설업체들의 신규 분양 가운데 절반 정도가 수도권 물량이다. ◇경부축에 물량 집중=조사대상 17만4,113가구 가운데 성남 판교 신도시를 비롯해 용인ㆍ오산ㆍ화성 등 경부축에 집중된 물량은 7만1,895가구로 40%가 넘는다. 판교 신도시를 제외하면 역시 최대 분양 격전지는 용인이다. 삼성ㆍ대우ㆍ현대ㆍ대림ㆍGSㆍ현대산업개발 등 내로라하는 대형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44곳에서 치열한 분양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경부축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수도권 지역에서 도로 등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인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오산ㆍ화성ㆍ평택 등 서울~용인 경부축의 연장선상에 자리잡은 지역들도 활발한 신규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경부축 외에는 광주ㆍ김포ㆍ남양주 등에서 올해 풍성한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져나온다. 광주의 경우 중부고속도로 축의 중심이면서 분당 신도시와 인접해 있다는 이점 때문에 포스코건설ㆍ대림산업ㆍ쌍용건설 등 주요 업체들이 연내 잇따라 신규 분양에 나설 방침이다. 눈에 띄는 지역은 남양주다. 경춘선 전철화 등의 호재를 업고 진접ㆍ화도읍 등 주요 지역에서 대형ㆍ중견 업체들이 대거 물량을 쏟아낸다. ◇중소형이 대세=수도권(서울 제외) 253개 단지 가운데 평형규모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단지는 203곳. 이중 대형 평형(50평형 이상)이 포함된 단지는 45곳에 그쳤으며 특히 전용 30.8평(분양 37~38평형) 초과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단지는 19곳에 불과했다. 반면 전용 25.7평 이하 중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단지는 73곳에 달해 올해 수도권 신규분양 아파트는 중소형 평형이 중심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올 신규 분양시장은 물량면에서 수도권 지역 200만원(서울 300만원, 인천 250만원)짜리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 가입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A사의 한 관계자는 “전매제한기간 확대 등으로 신규 분양시장 위축이 우려됨에 따라 올해는 실수요 위주의 청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중소형 평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중소형 아파트 비중이 커지는 것에는 정부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책정된 3조2,000억원의 예산이 바닥나 연말에 3,000억원을 증액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역시 2조5,000억원의 구입자금 대출을 집행할 계획이어서 업체들로서는 이 대출이 적용되는 중소형 아파트 공급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교 후광효과 볼까, 역풍 맞을까=업체들이 정작 고민하고 있는 것은 분양가와 분양시기다. 오는 3월과 8월 두 차례로 예정된 판교 신도시 아파트 공급이 다른 수도권 지역 신규 분양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최소한 판교 신도시 첫 분양이 예정된 3월까지는 서울ㆍ수도권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통장 사용을 최대한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용인 등 판교 신도시의 직접 영향권에 놓인 단지들은 연초에 섣불리 신규 분양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B사 관계자는 “8ㆍ31부동산종합대책 이후 분양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 말 공급 예정시기를 일단 연초로 미뤘지만 벌써부터 통장 가입자들의 관심이 판교에 몰려 있어 적절한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판교 신도시 25.7평 이하 아파트에 적용되는 원가연동제 역시 신규 분양을 앞둔 업체들의 고민거리다. 택지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반여건이 처지는 개별 민간택지 아파트로서는 정부의 원가연동제가 분양가 인하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일단 ‘브랜드’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 대형사인 C사 관계자는 “판교 등 택지지구 분양에 나서는 업체가 대부분 중소 업체인 만큼 민간택지 아파트 업체들로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우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판교 인근 아파트 분양가는 어느 정도 인하요인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판교 분양 이후에는 오히려 판교 청약 탈락 뒤 주변지역에 관심을 돌리는 수요가 다른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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