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카드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자 카드 이용실적이 정체되고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체율 늘고 이용실적 줄고=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2008년 9~12월) 신한ㆍ삼성ㆍ현대ㆍ비씨ㆍ롯데 등 5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3.43%로 전분기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기의 3.79%에 비해서는 연체율이 낮아졌지만 지속적인 연체율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15개 신용카드 겸영 은행의 신용카드 연체율도 1.88%로 3개월 전보다 0.22%포인트 높아졌다. 분기 대비 카드사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처음이다.
경기침체에 따라 연체채권 규모는 1조4,00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54억원(2.6%)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카드 이용실적은 464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늘었지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4ㆍ4분기부터는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 건전성 악화 우려=연체율 상승세와 카드 사용실적 감소가 현실화되자 카드업계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카드 이용실적이 줄고 연체율 상승폭이 커지면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지난 카드대란 이후 대대적인 정비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해놓기는 했지만 경기가 크게 악화될 경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연체율이 약간 오른 것이어서 심각해 보이지는 않지만 카드 부문의 연체율은 은행 연체율과 다르다"며 "시장이 악화될 때 급속도로 치솟는 경향이 있어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도 이 점을 감안해 "현재까지 카드사의 연체율 등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나 경기 악화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