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신뢰지수등 거시지표 관심

소비건재 투자회복땐 2분기 4%대 성장예상속외국인 자금유입 둔화요인 달러약세 중요변수 이번 주 뉴욕 증시는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를 보낸 투자자들이 테러 위협과 경제 회복에 대한 관점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뉴욕 금융가의 상징적 건물이었던 세계무역센터가 9ㆍ11 테러로 붕괴되는 것을 몸소 겪었던 월가 투자자들로선 자살 폭탄 테러니, 핵전쟁이니 하는 위협에 증시에서 돈을 빼내야 하겠다는 심리가 지난 주에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브루클린 다리와 지하철, 자유의 여신상 등 뉴욕 전역이 온통 테러의 타깃이 되고 있던 지난 주와 달리 그 동안의 경고가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워싱턴 정가의 9ㆍ11 테러 책임론에서 빚어진 심리적 증폭 현상이 다소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일어날 핵전쟁의 개연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테러와 전쟁에 대한 두려움은 말끔하게 지워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 달동안 2ㆍ4분기에 월가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비관론에 젖어있었고, 연방정부나 민간연구기관이 발표하는 거시 지표들이 이를 뒷바침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주에 나올 소비자신뢰지수, 공장주문, 제조업 지수들은 미국 경제 회복이 건실할 것임을 보여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 주에 발표된 4월 내구재 주문 동향을 보면 미국의 소비와 제조업 투자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번 주에 발표될 거시 통계들이 그 동안 월가를 지배했던 부정적 사고와 비관론을 극복할 만큼 좋게 나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주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2.4%, 나스닥지수는 4.6%, S&P 500 지수는 2% 각각 하락했다. 한 주 전에 올라갔던 주가 상승 폭을 절반 정도 깎아먹은 셈이다. 지난 주 뉴욕 증시의 주제는 테러와 오사마 빈라덴, 캐시미르 분쟁이었다. 출근 시간에 폭발물 조사를 위해 브루클린 다리를 한시간 통제하자 주가가 폭락하고, 빈라덴이 잡혔다는 루머에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한다는 뉴스에 결국 내리막 양상을 재차 보였다. 4월 내구재 주문이 급등하고,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온 것은 부차적인 뉴스로 취급됐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50년 냉전의 산물인 핵무기 감산 조약을 체결한 사실은 새로운 위협 세력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로 28일(화요일)부터 4일간 개장한다. ▶ 거시 통계에 관심 이번 주에는 ▲ 28일 개인소득과 지출(4월),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5월) ▲ 30일 시카고 제조업지수(5월) ▲ 31일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5월), 노동생산성(2분기)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발표된다.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소비자신뢰지수다. 미국인들의 소비 성향이 미국 경제 회복의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메릴린치는 컨퍼런스보드의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10.7로 4월의 108.8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전망했고, SG 증권의 스티븐 갤러퍼는 112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 보았다. 테러 위협은 단기적으로 끝나고, 미국인들의 소비 성향은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또 미시건대의 5월 소비자신뢰지수도 96으로 4월의 93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메릴린치는 전망했다. 또 PNC 금융서비스의 애널리스트 스튜어트 사피로는 4월 공장주문은 0.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메릴린치는 0.9%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4월 내구재 주문이 늘었기 때문에 공장 주문이 늘어나는 등 제조업이 활기를 찾는다는 얘기다. 현재 월가 투자기관들이 예측하는 대로 거시지표들이 나올 경우 미국의 소비가 건재하고, 투자가 회복되는 징조로 볼 때 미국 경제는 2분기에도 4%대의 건실한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시지표가 호전될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달러 약세의 여파 뉴욕 증시의 움직임에 또다른 중요한 변수는 달러 약세다. 달러 하락은 갈수록 늘어나는 무역수지 적자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뉴욕 증시에는 외국인 투자유입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해외 투자자로선 금리변동보다 빠른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뉴욕 증시에 외국인 투자비율은 10% 이하지만, 그 동안 유입돼 왔던 자금이 이탈할 경우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메릴린치 증권의 글로벌투자전략가 데이비드 바우어스는 미국 경제 회복이 빛을 바랬기 때문에 아시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관투자자들이 뉴욕 금융시장에서 달러로 표시되어 있던 외국인 자금, 미국계 자금이 엔화로 바꾸어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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