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특수 즐거운 비명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후보등록을 20여일 앞둔 현재 여론조사기관에 당락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출마자들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서울 강남역부근에 있는 H리서치는 그동안 기업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조사를 해왔지만 요즘에는 입후보자들이 당선가능성에 대한 여론조사를 부탁해 기업들의 부탁은 아예 받지 도 못하고 있다. 거의 매일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 지역구를 대상으로 하루 2~5건의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여론부장 S씨는 『과거와 달리 공천과정부터 주문이 밀려들었다』며 『이번에는 선거여론조사 수요가 예년보다 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역술가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정후보의 모든 일정을 천리와 음양의 조화에 따라 점지해주고 선거사무실 집기 배치방향과 시간, 후보 부인의 일자별 옷색깔 등도 챙겨주며 한몫보고 있다. 서울 강남 모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P(39)씨는 『당선을 보장한다는 아호 작명료도 200만∼300만원을 호가한다』고 귀띔했다. 한몫을 챙기기 위해 외국에서 귀국하는 점쟁이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품업체들도 밀려드는 주문을 대느라 비지땀을 쏟고 있다. 특히 손목시계·전자수첩·만보기 등의 업체가 재미를 보고 있다. 기념품 도매 공급회사인 S사 金모사장은 『현재 선거 기념품용 시계주문 2건을 받아두고 있다』며 『올해에는 눈을 피하기 쉬운 상품권에 대한 주문이 많다』고 전했다. 선거법의 저촉을 받지 않은 향우회·동창회 모임이 급증하면서 여의도·종로·강남 등에 위치한 대형식당의 저녁예약도 폭주하고 있다. 종로 한일관 예약 담당 박정미(朴貞美·30)씨는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의 동창모임이 수십명 단위로 점심과 저녁에 하루 5~6건씩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규모 식당은 오히려 손님이 없어 울상이다. 인쇄물업계도 대호황이다. 현재 출마예상자들의 3분의 1가량이 홍보물 기획을 인쇄·광고업체들에게 맡기고 있다. 을지로에 있는 ㈜우진 박병천(朴炳天)과장은 『하남시에서 출마하는 모 후보자를 위해 깨끗한 정치의 이미지를 표출하는 캐릭터와 명함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후보자와 그 가족들의 경호에 대한 수요도 늘어 경호업체 역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으며 관광업계에도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오현환기자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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