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亞본부 유치못하면年230억불 외국인투자 뺏긴다
싱가포르 25개에 한국은 1개 그쳐
한국에 다국적기업지역본부를 유치할 수 있는 투자환경과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매년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5%인 230억달러에 해당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홍콩과 싱가포르ㆍ상하이 등에 빼앗길 것이라는 분석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현재 다국적기업의 아시아지역본부는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기업 기준으로 ▲ 싱가포르 25개 ▲ 홍콩 15개 ▲ 일본 13개 ▲ 중국에 6개가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건설중장비회사인 볼보코리아 단 1개만 있는 실정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11일 산업자원부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외국기업 경영ㆍ생활환경개선 중장기 비전'이라는 보고서에서 "다국적기업 아시아지역본부가 아시아에 투자하는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GDP 5%에 해당하는 200억~250억달러 수준이지만 지역본부를 유치하지 못함으로써 이를 고스란히 경쟁국에 빼앗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투자가 늘어난 것은 외국인들에 대한 투자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 아니라 구조조정 관련 매물이 싼 값에 대거 쏟아졌기 때문 "이라며 "앞으로 매물이 줄어들 경우를 대비해 내부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기별기업단위의 외자유치가 아니라 지역본부를 유치할 정도로 제도와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고서에서 강조했다.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외자유치 경쟁국인 싱가포르와 홍콩에 비해 투자유치제도와 생활환경에서 크게 뒤떨어져 있으며 아시아의 공장으로 부상하는 중국에 비해서는 성장잠재력과 비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KIEP로부터 의뢰받아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KABC(Korea Associates Business Consultants)가 아시아 지역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 184명을 대상으로 오는 2005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어디에 투자하겠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 응답자의 26%가 중국을 꼽았다.
이어 ▲ 일본 12% ▲ 싱가포르 9%순이었고 한국은 홍콩과 8%로 공동 4위였다.
그러나 외국인투자 가능성이 한국과 엇비슷한 싱가포르와 홍콩은 한국보다 투자 및 생활환경이 월등해 외자유치 경쟁력에서 우리가 밀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KABC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상사주재원을 대상으로 서울의 생활환경을 홍콩과 싱가포르와 비교한 설문에서는 서울이 1.50(기준:매우 나쁨 1, 매우 좋음 5)으로 싱가포르와 홍콩의 2.36과 2.55에 크게 뒤졌다.
권구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