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상품권 보면 울화통 터져요"

GS스퀘어, 롯데百 합병후엔 사용 제약
신세계, 타임스퀘어 내 이마트·CGV 빼고 못써
상품권 잔액도 낱개로 나눠주는 경우가 다반사


백화점 상품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최근 높아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 회복세 속에 롯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GS스퀘어 등 주요 백화점들이 한해 발행하는 상품권 매출이 이미 1조원대를 넘고 있지만 발행 후 소홀한 운영·관리로 상품권 사용자들의 불편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 불만 가운데 상품권 사용후 잔액처리를 비롯해 백화점간 인수합병과 같이 사실상 소비자들과는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항으로 인한 상품권 제한등이 대표적인 불편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GS스퀘어백화점 발행 상품권의 경우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인수업체인 롯데백화점으로의 합병이 2~3개월내 이뤄지면 이후에는 상품권 사용에 제약이 있다는 공지를 일방적으로 내놓았다. 내용인 즉, 롯데로 백화점 간판이 바뀌게 되는 GS스퀘어백화점의 상품권은 백화점은 물론, 편의점 등 GS리테일 계열사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언제 바뀔 지 정확한 합병일자 공지가 없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갖고 있는 GS스퀘어상품권이 '휴지조각' 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GS리테일측 관계자는 "롯데와 상품권 양도에 관해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며" 또한 백화점 상품권은 백화점 전용이라 GS리테일 계열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내놨다. 상품권 호환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강서 '최고·최대 쇼핑몰'로 불리는 타임스퀘어의 경우 이곳에 입점한 매장 가운데 신세계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10군데에 불과하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CGV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타임스퀘어 매장에서 신세계 상품권을 쓸 수 없는 것. 이는 신세계와 경방타임스퀘어에서 백화점, 마트 등이 한 곳에 밀집돼 쇼핑객들의 편의성을 최적화시킨 몰링이라고 그동안 소개했던 개념과는 동떨어져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상품권은 수수료 등 문제로 이용업체와 제휴를 맺어야 하는데 타임스퀘어의 경우 입점된 업체가 워낙 많아 일괄적으로 계약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 사용 후 잔액처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신세계본점을 찾았다는 직장인 전모(32)씨는 "50만원짜리 상품권으로 20만원어치를 구입했더니 매장 직원이 30만원짜리 상품권 이 없다며 10만원짜리 2장, 5만원짜리 2장을 내줘 황당했다"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주는 30만원권을 받을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품권 규정상 액면금액의 60% (1만원이하는 80%)를 구매할 경우 현금으로 잔액을 돌려받게 돼 있지만 실제로 고액 잔액을 제대로 돌려주는 백화점은 많지 않다. 실제 시내 유명 백화점 본점에서 조차 잔액으로 돌려주는 고액 상품권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씨 사례처럼 30만원권을 돌려받아 18만원만어치만 추가 구매할 경우 12만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백화점이 돌려준 대로 받아 상품권을 따로 따로 사용하면 10만원은 4만원, 5만원은 2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게 된다. 하지만 백화점에 10만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상품은 제한적이라 그만큼 고객은 현금을 더 많이 지출하게 돼 백화점입장에서는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 한 소비자는 "상품권을 낱개로 쪼개 주는 것이 소비를 유도하려는 얄팍한 상술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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