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 리더를 찾아서] <5> 이채윤 리노공업㈜ 사장

"기업이 산학연 주체로 나서야"
기업들 눈높이에 맞춰 대학 설비 활용방법 등
치밀한 사전준비 필수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 신기술 개발이나 애로기술 해소를 위해서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채윤 리노공업㈜ 사장은 산학연 클러스터의 전도사다. “부산에는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과는 달리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우수한 대학들과 교수님들이 많다”며 “기술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물건을 만들면서 부닥치는 애로기술 해결을 위해서는 대학 문을 먼저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실제로 2~3년전 부산의 이업종교류협회장을 지내면서 회원사 사장들을 데리고 부산대,부경대 등 연구시설을 직접 방문해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대학의 연구시설이나 시험동에는 자신의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바로 연결되는 설비들이 갖춰져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며 “설비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오너 자신의 관찰력과 창의력에 달려 있다”고 이 사장은 지적했다. 이 사장은 지난 16일 부산시,산업자원부 주최로 열린 기업주도형 산학연 심포지움에서도 발제자로 나서 ‘산’(産)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술혁신 주체로서의 산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그는 “기업은 개발하려는 기술이 생산과 매출로 이어질 것인지 우선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연구개발은 할 필요도 없고 정부나 대학에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산학연 협력을 위해서는 정보수집 등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대학이나 연구소에 대해서는 몇 가지 주문을 했다. 대학 교수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논문 등의 결과물만 중시하고 대학의 연구수준이 너무 높거나 원천적이어서 기업의 눈높이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으론 대학의 연구 스피드가 산업이 요구하는 스피드에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학협력의 기대 효과에 대해 “기업은 애로기술 해결과 신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대학과 연구소의 설비를 이용해 사전에 검증함으로써 시설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대학도 연구 성과를 생산에 직접 접목시킬 수 있고 과제 참여 학생이나 연구원들의 취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회사인 리노공업은 실제로 산학연 클러스터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00년부터 부경대 전기제어계측 학부와 산학협력을 맺고 고주파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고성능 기술을 개발, 제품화해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수출까지 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소형 반도체를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곧 제품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채윤 사장은 “산학연 클러스터는 현재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차원에서는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지만 자금력이 약한 중소업체는 그렇지 못하다”며 “정부와 대학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발굴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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